일본 기업들이 '잃어버린 10년'의 불황을 딛고 외국기업 인수합병(M&A)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 보도했다. 1989년 미쓰비시가 미국 뉴욕 록펠러센터의 지분 51%를 인수하면서 정점에 달했던 일본 기업들의 M&A 열풍은 이후 일본 경제의 버블이 터지면서 10여년간 암흑기를 보냈다. 하지만 일본 경제가 회복세를 타면서 기업들도 '외국기업 사냥'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록펠러센터 인수의 주인공이었던 미쓰비시는 미국 원자력발전 설비업체 웨스팅하우스를 상대로 외국기업 M&A 활동을 재개했다. 미쓰비시는 원전 관련 첨단기술을 보유한 웨스팅하우스를 18억달러에 매수한다는 방침을 세우고,공동 인수에 나설 일본과 미국의 파트너 기업을 물색하고 있다. 일본 전자업체 스미다는 스위스 업체 사이아-버제스를 상대로 적대적 M&A를 시도했고,생활용품업체 카오는 영국 명품업체 몰튼브라운에 관심을 두고 있다. 톰슨파이낸셜에 따르면 최근 6개월 동안 후지포토필름의 영국 잉크업체 세리콜 인수,오지페이퍼의 일포드이미징(스위스 사업부문) 인수 등 일본 기업의 해외업체 M&A가 잇따라 성사됐다. FT는 1980년대엔 일본 기업들이 빌딩이나 골프장 등을 사들였지만 최근엔 외국기업의 핵심 사업부문을 타깃으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