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는 과연 누구를 새로운 주인으로 맞이할 것인가.


하이닉스가 12일 채권단의 공동관리를 탈피함에 따라 향후 채권단의 보유지분 매각 일정과 방식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뛰어난 원가 경쟁력,미국과 중국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생산망,첨단 업종인 반도체에서 쌓아올린 국제경쟁력 등을 감안하면 하이닉스는 현재 국내에 남아 있는 매각대상 기업들 가운데 가장 매력 있는 기업.조(兆)단위의 수익창출 능력과 자산가치 등으로 볼 때 매각 금액도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외국계 투자자나 국내 연기금같은 대형 펀드들이 '블록세일'(주식을 10% 이상 단위로 덩어리로 묶어 매각하는 방식) 형태의 주식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


업계는 반도체가 국가 기간산업이고 하이닉스가 해외에 생산기지를 갖고 있는 점을 고려해 어느 정도 역량을 갖춘 국내 기업에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으나 덩치가 워낙 커서 쉽게 원매자를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매각 일정


채권단은 단계적인 지분 매각을 위해 지난 11일 '출자주식 공동관리협의회'를 구성했다.


이 협의회는 상호 협의를 통해 향후 매각일정과 방식을 구체화하게 된다.


채권단은 당초 하이닉스의 지분 81.4%를 출자전환 방식으로 보유하고 있었으나 그동안 일부 금융회사들이 지분을 처분하면서 최근 지분이 74.2%까지 떨어졌다.


채권단은 우선 이 중 23.2%의 지분을 올 하반기 중 국내·외에 공동 매각하기로 했다.


국내에 관심 있는 금융 및 전략적 투자자에게 일부를 팔고 나머지는 DR(주식예탁증서)형태로 해외투자자에게 매각할 방침이다.


만약 이 과정에서 국내 전략적 투자자가 10% 안팎의 지분을 확보할 경우 이 투자자는 장차 하이닉스의 경영권 장악을 염두에 둘 가능성이 커 보인다.


왜냐하면 채권단이 나머지 51%의 지분을 매각하는 시기에 대해 상당히 탄력적인 자세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51%의 매각시한을 오는 2007년 말로 정해놓고 있으나 그 전에라도 조건이 맞는 전략적 투자자가 나타나면 전체회의를 거쳐 매각을 결정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자만하지 말자"


하이닉스가 순조롭게 팔리려면 최근 2년간의 경영실적 호조를 그대로 이어가야 한다.


세계 D램 경기가 워낙 불규칙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경기변동에 관계 없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가져야 한다는 얘기다.


우의제 사장도 이날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자신감과 자만심은 종이 한 장 차이"라면서 "오늘의 성공에 도취해 더 큰 그릇에 우리의 역량을 담는 것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조일훈·유병연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