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정부로부터 독립할 때 보다 강해질 수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14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로버트 러플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은 "(대학의 자율성을 둘러싼) 서울대와 정부의 최근 논란을 진작부터 기대하고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부 지원을 받는 대학의 자율성 논란은 미국 영국 독일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한국도 국립대의 위치를 국민들이 결정해야 할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앞으로 한국의 국·공립대는 재정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만큼 성과를 내놓지 못하면 예산이 축소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얘기다.


"서울대처럼 정부의 지원을 받는 국립대학은 정부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게 당연합니다. 하지만 사립대는 보다 적극적으로 이 문제(자율성 확보방안)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는 "미국의 초엘리트 학교는 모두 사립대"라며 "한국에서도 사립대가 훨씬 강력해지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시장경제'와 '고객만족' 원리를 대학 운영에 정립시켜 놓은 게 가장 중요한 성과였다고 돌아봤다.


이는 한국 과학계의 약점이기도 한 것으로,이러한 생각의 변화를 심어주는 게 아주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연구자는 예술가지만 총장은 정치가"라며 총장 취임 후 KAIST 비전안 마련 등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논란에 대해 적잖이 힘들었음도 내비쳤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