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대비...총수지분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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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그룹 총수일가들이 계열사 간 순환출자 등을 이용,실제 보유지분보다 평균 8배가량 많은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M&A) 위험이 커지면서 총수일가의 실제 지분도 함께 늘어나 소유지배구조가 지난해에 비해서는 소폭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2일 발표한 '2005년 대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 현황'에 따르면 자산이 6조원 이상이면서 총수가 있는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 9곳의 '의결권승수'는 평균 8.57배로 집계됐다.
의결권승수는 기업경영에 직접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의결지분율을 실제 소유지분율로 나눈 수치다.
의결권승수가 2배이면 총수 일가가 보유지분보다 2배 많은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병주 공정위 독점국장은 "우리나라 대기업의 의결권승수는 유럽 주요국 상장회사들에 비해 5∼8배 이상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별로는 SK의 의결권승수가 15.83배로 가장 높았고 한화(10.05배) 두산(9.92배) 등이 뒤를 이었다.
지배구조의 왜곡정도를 재는 또 다른 지표인 '소유지배괴리도' 역시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의 경우 평균 35.24%포인트로 실제 보유지분과 의결지분 사이에 격차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소유지배괴리도는 총수일가가 실제로 행사할 수 있는 의결지분율에서 소유지분율을 뺀 것이다.
그러나 1년 전에 비해서는 소유지배구조가 개선돼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된 35개 회사의 소유지배괴리도(30.94%포인트)와 의결권승수(6.86배)는 지난해보다 각각 0.07%포인트와 0.74배 낮아졌다.
2년 연속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린 8곳의 소유지배괴리도(35.41%포인트)와 의결권승수(9.15배)도 각각 1.79%포인트와 1.99배 하락했다.
M&A 방어 등을 위해 총수일가 및 계열사의 지분을 늘렸기 때문이다.
올해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으로 지정된 9곳의 총수일가 지분은 4.64%로 1년 전(3.41%)에 비해 1.23%포인트 증가했고 계열사 및 임원,비영리법인 등의 지분을 모두 합친 내부지분율도 46.26%에서 47.14%로 0.88%포인트 늘어났다.
이와 관련,재계 관계자는 "기업의 지분구조를 외부에 상세히 공개하게 되면 외국자본에 의한 M&A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