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 ‘기흥 단지’에 단일골프장으로는 국내최대인 72홀짜리(골드 및 코리아CC 36홀) 골프코스가 자리잡고 있다.그곳은 골프장뿐 아니라 콘도·빌라도 들어서 있어 골프-휴식-주거가 조화된 공간이다.그 곳을 조성한 주인공은 이동준회장(65)이다.


이 회장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인근에 있는 선시티골프&아트빌을 인수해 화제가 됐다.정부의 허가를 얻어 해외골프장을 취득한 것은 이 회장이 두 번째.그는 일본 미야자키에 있는 골프장(총 45홀)을 추가로 인수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이 회장은 골프장업계에서 재력가로 알려졌지만,그에게도 세 번의 위기가 있었다.


목재업을 하던 지난 70년대 후반 오일쇼크와 12·12사태가 나면서 첫 번째 위기가 왔다.


"당시 수출 1억달러를 달성한 공로로 상을 받기도 했는데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서 갑자기 원목값을 올리는 바람에 부도위기를 맞았습니다." 이 회장은 "아마 내가 김우중 전 대우 회장보다 더 많은 해외출장을 가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뛰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목재업에서 손을 뗀 그는 골프장과 레저산업으로 눈을 돌렸다.


그 첫 '작품'이 바로 지난 86년 건설한 골드CC다.


"당시 600억원을 들여 골프장을 지었습니다. 초반에 회원권이 잘 팔리지 않아 고전했습니다.그것이 두 번째 위기였지요."


세 번째 위기는 IMF 때 찾아왔다.


"당시 코리아CC와 경기도 가평에 또 하나의 골프장을 추진하는 등 많은 사업을 벌여놓은 상황에서 IMF체제가 된 거예요. 눈앞이 캄캄하더군요. 거의 넘어갈 뻔하다가 오뚝이처럼 일어섰습니다."


이 회장은 '골프장과 주거시설이 한데 어우러진 이상향 건설'이라는 꿈을 갖고 있다.


"사람은 은퇴하면 고향을 그리게 됩니다. 그러려면 고향으로 돌아가 편안하게 쉬면서 여생을 보낼 수 있는 곳이 필요하지요. 골프장과 그 주변에 전원주택이 있다면 그런 곳이야말로 최적의 휴식처가 아니겠습니까."


이 회장은 그래서 정책적으로 각 시·군에 하나씩 골프장이 건설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자연스럽게 수요 공급을 맞춰야지,새만금이나 해남단지처럼 수요를 무시한 대단위 코스건설은 실패할 게 뻔하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경부고속도로 궁내동 톨게이트 부근에 약 20만평 규모의 '금싸라기 땅'(보존 녹지)도 갖고 있다.


"실버타운 퍼블릭코스 벤처단지 등 여러모로 구상 중입니다. 내 자신의 이익만을 좇기보다는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길도 찾아보렵니다."


80타대 스코어를 내는 이 회장은 지난해 7월과 12월 홀인원을 두 번이나 했다.


지난 99년 생애 첫 홀인원을 한 것을 포함해 세 번의 홀인원을 동반자인 임우빈 사장이 곁에서 지켜봤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