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3:01
수정2006.04.09 17:06
도심의 전문직 종사자들에겐 시간이 돈이다. 분초를 다투는 바쁜 일정을 맞추기 위해 점심을 거르거나 햄버거 같은 패스트푸드로 때우기 일쑤다. 건강을 생각해 고급 레스토랑에도 들러보지만 주문하고 서빙받는 데 걸리는 긴 시간이 부담스러워 발길을 끊고 만다. 비싼 가격도 큰 걸림돌이다.
프레타망제는 이들 전문직 종사자가 패스트푸드점과 레스토랑 양쪽 모두에 대해 느끼는 불만에 주목했다. 이들이 패스트푸드점과 레스토랑 사이를 오가는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같은 전략집단 내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피 튀기는 싸움에 열중하는 기존 업체들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특히 전문직 종사자들이 느끼는 불만의 공통점에 초점을 맞췄다. 어느 정도 차이는 있었으나 △빠른 시간에 △신선하고 건강에 좋은 점심을 △합리적인 가격에 원한다는 세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프레타망제는 레스토랑과 패스트푸드점 어느 쪽에도 만족스러워하지 않는 이들 비(非)고객에게서 얻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두 업태의 장점만을 결합한 샌드위치 전문점을 선보였다. 레스토랑의 장점인 양질의 식사에 패스트푸드점의 빠른 식사시간,낮은 가격을 합친 새로운 개념의 식당을 만든 것이다.
프레타망제는 샌드위치 전문점을 기획하면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가치인 '빠른 시간에 양질의 식사'에만 집중하고 기타 부분은 줄이거나 제거했다. 먼저 주문할 때 거치는 중간 절차를 과감하게 생략해 일반 패스트푸드점보다 더 빠르게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패스트푸드점이 '줄서기-주문-지불-기다림-수령-착석'의 6단계를 거치는 반면 프레타망제에선 '탐색-픽업(Pick up)-지불-떠남'의 4단계를 거친다. 레스토랑처럼 주문을 받거나 서빙하는 절차가 없다.
대신 재료의 신선도나 매장의 청결성,음식 맛은 강화했다. 음식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당일 팔리지 않은 음식은 다음 날 노숙자 보호소로 보낸다. 매장은 레스토랑처럼 깨끗하고 우아하게 꾸몄다. 조리나 주문과정을 표준화시켜 바로 먹을 수 있는 샌드위치 등을 대량으로 만들었다. 프레타망제는 50 종류가 넘는 신선한 고급 샌드위치를 일반 햄버거 가게보다 빠르게, 레스토랑보다 낮은 가격에 제공하며 패스트푸드업계의 블루오션을 창출하는데 성공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