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관교동의 순복음인천교회에선 13일 특별한 행사가 시작됐다.


이 교회가 설립한 성산효도대학원대학교와 경기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성경적 효운동 10주년 기념 효축제'다.


이날 기념 예배를 시작으로 이 교회에선 효를 주제로 한 국제학술회의와 부흥회,효 잔치와 열린음악회,3대 가족 사진 촬영 등이 오는 17일까지 계속된다.


'교회에서 웬 효운동?'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최성규 담임목사(64)의 대답은 전혀 뜻밖이다.


"기독교가 조상을 모른다고요? 전통적으로 효를 유교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공자님이 태어나기 1000여 년 전에 이미 십계명을 통해 효를 행할 것을 가르치셨어요."


십계명의 제5계명은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출애굽기 20장12절)는 것.최 목사는 "성경은 효에 대한 가르침으로 가득한 효경(孝經)"이라고 말한다.


예컨대 에베소서 6장에도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는 구절이 나온다.


최 목사가 효운동을 시작한 것은 1995년.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때 기적처럼 살아남은 세 명의 젊은이(최명석 유지환 박승현) 가운데 기독교인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효자·효녀라는 것.최 목사는 이때부터 성경에서 효를 어떻게 가르치는지 찾고 '성경적 효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효를 주제로 한 설교와 강연은 물론 청소년 효행대상,효행봉사단,성산효도대학원대학교,성산효마을봉사단 등이 잇달아 만들어졌다.


효 사상을 드높이고 고령화 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효행장려법' 제정도 추진해 오는 9월 정기 국회에서 결실을 기대하고 있다.


"성경적인 효는 유교의 효보다 넓은 개념입니다.


창조주 하나님을 섬기고 부모와 어른,스승을 공경하며 가족 사랑,나라 사랑,자연 보호,이웃과 인류를 위한 봉사까지 포함하지요."


최 목사는 "흔히 효는 '과거의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시대와 사상,종교마저도 뛰어넘는 가치"라며 "하나님이 효를 명령하셨기 때문에 기독교인은 더욱더 효를 전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편 14~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국제 효 학술회의'에서는 정범모 박사와 투 웨이밍 하버드대 옌칭연구소장을 비롯한 저명 학자들이 21세기를 위한 효 사상과 가족 문화에 대해 논의할 예정.법장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최근덕 성균관장 등 타 종교 지도자들도 참석할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