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와 동반성장" 리딩기업으로 .. 이건희 삼성회장 베트남서 전략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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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 회장이 아시아 지역 국가들과의 동반 성장을 통한 '제2의 도약'을 선언했다.
이는 전세계 인구의 60% 이상이 살고 있고 이머징 마켓(emerging market)으로 떠오르고 있는 아시아 지역을 새로운 성장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중국 시장에 '올인'하지 않고 인도 베트남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제2의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도도 담고 있다.
삼성은 13일 베트남 호찌민에서 이건희 회장과 전자계열 주요 사장단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아시아 전략회의'를 열어 이같은 아시아 시장 전략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달 27일부터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의 사업장을 방문하고 있는 이 회장의 '아시아 투어'를 결산하는 자리로 이 회장과 삼성 사장단은 하반기 이후 사업 전략도 함께 논의했다.
이 회장은 회의에서 "아시아는 인종 국가 종교 등이 다양하고 복잡하며 국가 및 지역 간 소득격차가 심하지만 잠재력은 세계 어느 지역보다 높다"며 "삼성의 미래가 아시아 지역과의 동반 성장 여부에 달려 있다는 생각으로 경영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하며 역동적인 아시아 시장에 긴 안목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이에 따라 아시아 지역의 국가별 특성에 맞는 세분화된 현지 마케팅 전략을 마련키로 했다.
이는 국가마다 경제발전 수준과 문화가 서로 다르고 같은 국가안에서도 계층 간 소득격차가 큰 아시아 지역의 특수성을 감안,국가별 지역별로 고객층을 달리하는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은 이를 위해 우선 아시아 시장을 원가절감을 위한 '단순 생산기지'에서 '프리미엄 시장'으로 인식을 바꿔 접근하기로 했다.
이미 중국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동남아 시장에서 정보기술(IT)과 가전 부문의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은 또 인도와 베트남 등 국토 인구 자원 등에서 잠재력이 큰 국가들에 대해서는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현지의 기초기술과 소프트웨어 등을 활용하는 등 별도의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기로 했다.
아울러 프리미엄 전략을 통해 고급 마케팅을 집중적으로 전개해 유럽 등에 이어 아시아 시장에서도 일류기업의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삼성은 이 같은 세부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 아시아 각 지역에 정통한 핵심 인력을 확보,양성하는 데도 역점을 두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 회장을 비롯 구조조정본부 이학수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이기태 정보통신총괄 사장,이현봉 생활가전총괄 사장,최지성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김순택 삼성SDI 사장,강호문 삼성전기 사장,송용로 삼성코닝 사장,김인 삼성SDS 사장,이재용 삼성전자 상무 등이 참석했다.
또 중국본사 박근희 사장과 삼성전자 동남아총괄 박상진 부사장,서남아 총괄 오석하 전무 등 아시아 지역 경영진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