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시장과 코스닥에 상장되지 않은 기업들의 주식이 거래되는 제3시장이 '프리보드(Free board)'로 이름을 바꿔 13일 공식 출범했다. 프리보드를 운영하는 증권업협회 황건호 회장은 "프리보드는 기업들의 진출입을 자유롭게 해 철저히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 적용되는 시장으로 만들겠다"며 "향후 1년 안에 1000개 기업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갖고 미국 장외시장인 'OTCBB' 같은 차별화된 시장으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제도 어떻게 바뀌나=투자자들이 부담없고 쉽게 거래할 수 있도록 제도가 대폭 손질됐다. 이날부터 프리보드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소액주주들은 양도소득세를 물지 않아도 된다. 현재 프리보드에는 17개의 벤처기업이 올라가 있다. 소액주주의 기준은 지분이 1% 미만이거나 보유주식의 시가가 3억원 미만이다. 또 투자자들이 매매체결만 되면 산 주식을 바로 팔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결제일(3일 뒤)까지는 산 주식을 다시 팔 수 없었다. 주가의 하루 가격변동폭도 기존 50%에서 30%로 줄였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자본잠식 및 감사의견 거절 기업 등도 투자유의종목에 포함돼 공시된다. 한편 프리보드 개장시간은 정규시장과 마찬가지로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이나,개장 후 시간외매매나 개장전 동시호가 제도는 없다. 처음 상장된 기업은 공모실적이 있는 경우 공모가로,실적이 없는 경우에는 액면가로 거래를 시작한다. 매매는 거래소시장과 마찬가지로 증권사를 통하면 된다. ◆프리보드 순항할까=현재 61개에 불과한 지정기업을 늘리는 것이 관건이다. 프리보드에 진입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코스닥 상장시 지분변동 제한 및 분산요건 완화,우선상장심사권 부여,상장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줄 방침이지만 기업들은 아직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협회는 조만간 '프리보드상장유치팀'을 만들어 중소기업청에 등록된 벤처기업 중 지난해 외부감사를 받았고 영업이익을 낸 1000여개 기업을 중심으로 적극 유치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또 시장의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는 '프리보드종합지수'도 연내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사실상 진입 요건의 제한이 없는 상황에서 공시제도마저 허술해 투자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황건호 회장은 "수익률이 높은 만큼 리스크도 높을 수밖에 없다"며 "상대매매 방식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위험성을 낮출 수 있지만,근본적으로 투자자들이 리스크가 크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