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삶은 아름답다] (7) 공군 제16전투비행단 조종사 훈련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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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 최고의 파일럿이 될 겁니다.
대한민국 영공방위는 우리에게 맡겨주세요."
지난 8일 경북 예천 공군 제16전투비행단에서 만난 4명의 예비 '빨간 마후라' 임은영 이수진 윤정아 금정현 중위.공사52기인 이들은 2003년 국내 최초의 여군 전투기 조종사가 탄생한 이후 그 뒤를 잇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견뎌내고 있다.
이들은 지난 1년여간 초·중등 전투기 파일럿 훈련 과정을 마치고 지금은 8개월간의 고등 훈련과정 중에 있다.
초·중등 과정에서 훈련에 적응하지 못해 탈락하는 남자 훈련생들이 수두룩한 것에 비춰볼 때 이들 여성 예비 파일럿의 실력은 객관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이미 4년간 사관학교 생활을 거치면서 파일럿의 꿈을 키워온 이들이지만 남자들이 주류인 군대에서,특히 전투기 조종사가 되기 위해 겪는 어려움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수진 중위는 "키가 작아 캐노피(조종석 덮개)를 닫는 것조차 별도의 연습이 필요할 정도"라고 털어놨다.
특히 가속도(G)내성 훈련은 이들 여성 예비 파일럿에게 끔찍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G내성훈련이란 전투기 조종사가 공중 기동시 급강하에 따라 자기 체중의 6~7배에 달하는 압력을 견딜 수 있도록 하는 것.훈련 상황에서는 일명 '곤돌라'라고 불리는 기구에 탑승한 채 자기 체중의 6~7배가 넘는 강도의 압력을 20초간 견뎌내야 한다.
이때 받는 압력으로 인해 피가 신체 아래로 급격히 쏠리면서 허벅지 부분의 실핏줄이 터지기도 한다.
갑자기 의식을 잃는 '블랙아웃'을 경험하기도 한다.
윤정아 중위가 바로 그런 경우다.
윤 중위는 "평소 체력에서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G내성훈련 땐 몇 차례 의식을 잃었다"며 "비행기를 못 타게 할까봐 한때 교관에게 의식을 잃었던 사실을 숨겼지만 지금은 당당히 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 4총사의 각오는 남다르다.
"남자들과의 체력적인 차이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거듭된 훈련을 통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며 "적군이 여자라고 봐주겠냐"며 자신감을 보였다.
실제로 금정현 중위는 지난 5월 중등 훈련과정을 수료하면서 훈련단장상을 수상했다.
임은영 중위는 "이것만 제대로 다룰 줄 알면 이 세상 모든 전투기를 다 탈 수 있다"고 할 정도로 조종사들 사이에 악명이 높은 T-38 훈련기로 단독비행을 6차례나 했다.
이들은 고등 훈련과정을 무사히 마칠 경우 실제 공중에서 전투능력을 배양하는 훈련을 4개월간 받은 후 각 비행단으로 배치돼 F-16,F-4,F-5 등의 전투기를 몰며 조국의 하늘을 지키게 된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