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밤 서.남해상에서 추락한 전투기 2대는 조종사들이 야간 투시경(NVG)을 착용하고 고난도 전술훈련을 벌이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밝혔다. 공군본부 작전처장 윤 우 대령은 14일 전투기 사고경위 조사 발표를 통해 "야간투시경을 착용한 상태에서 해상으로 침투하는 가정 적 함정을 식별하고 공격하는 고난도 전술을 벌이다가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야시경을 착용한 전술훈련은 조종사 1인당 연간 2회밖에 실시하지 않을 정도로 고난도 훈련이기 때문에 이번 사고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공군은 "사고 조종사는 편대장급 및 교관조종사로서 비행기량이 우수한 조종사였다"고 말해 조종미숙 보다는 기체결함이 사고 원인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윤 대령은 "F-4E가 실종된 추자도 동북쪽 13마일 해상을 수색한 결과 조종사 김모 소령의 조종복과 기체 잔해, 신체 일부 등을 발견해 F-4E는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는 "어청도 동쪽 7마일 해상에서 실종된 F-5F는 여러가지 정황으로 볼 때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실종된 해상에서 F-5F 것으로 보이는 기름띠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기상상태와 관련, "남해상의 날씨는 양호했고 서해상에도 엷은 구름이 끼었으나 표적을 확인하는데는 문제가 없었다"며 "훈련 중에도 낮은 고도를 유지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특히 윤 대령은 사고 당시 섬광을 목격했다는 주민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주민들이 섬광을 봤다는 주장이 있어 폭발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체결함 가능성과 관련, 윤 대령은 "전투기에는 비행기록 장치인 블랙박스가 없기 때문에 기체 잔해를 수거해 과학적으로 정밀 분석을 한 뒤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사고원인을 규명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령은 "당시 훈련에는 사고기를 제외한 10여대의 전투기가 참가했으며 야시경을 착용하고 자신들의 비행에만 몰두해 특별한 교신 내용은 없었다"며 "다만 사고기와 기지간의 녹음테이프를 정밀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공군의 전 기종을 대상으로 훈련비행을 전면 중단했다면서 "비행훈련 재개시기는 사고원이 드러나고 다른 조종사들이 심리적 안정감을 찾고 난 뒤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해상에서 추락한 F-4E는 생산된 지 35년이상, 서해상에서 추락한 F-5F는 22년이 지난 노후 기종이다. 공군은 사고 직후 배창식 참모차장을 위원장으로 2개 팀의 사고조사위원회를 구성, 정밀 조사하고 있다. 한편 야간 투시경(NVG:Night Vision Goggle)은 조종사가 야간 조명이 없는 상태에서 해상 및 지상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게 해주는 장비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