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1번지'로 통하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전세시장의 여름방학 특수가 사라지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여름방학 중 학원을 이용하기 위한 전세 수요가 몰리면서 전셋값이 수천만원씩 오르곤 했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 같은 현상을 찾아보기 힘들다. 14일 대치동 중개업계에 따르면 우성 및 선경아파트의 31평형 전셋값은 올 초와 비슷한 3억50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김영일 신세계공인 사장은 "불경기로 이사를 가려는 세입자들이 적어 지난해보다 전세 매물이 줄었지만 가격은 보합세"라고 말했다. 여름방학을 앞두고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는 설명이다. 은마아파트의 경우 전셋값 하락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은마아파트 31평형 전세 매물은 올 초에 비해 5000만원가량 하락한 1억8000만~2억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김수용 은마공인 사장은 "지난달 나온 전세 매물이 아직까지 그대로 남아있다"며 "지난해와 비교해서 전세 계약 건수가 30%가량 줄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치동의 여름방학 전세특수가 사라진 것은 교육방송 강의내용의 수능시험 반영과 내신비중 확대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학원시장이 대치동 외에 목동과 상계동 등지에서도 활성화되면서 수요 분산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굳이 아파트 전세를 얻지 않고 인근의 원룸이나 오피스텔 등을 단기간 이용하는 추세가 확산된 것도 큰 이유"라고 밝혔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