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의도 증권가의 화제는 지난해 6월 취임한 손복조 대우증권 사장의 '스파르타식' 경영 스타일이다. 손 사장이 지휘봉을 잡은 대우증권은 3개월 만에 위탁매매(브로커리지) 부문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되찾아 현재까지 수위를 고수하고 있다. 영업 현장에서 지점장을 발이 닳도록 뛰게 만드는 손 사장의 경영방식 덕분이다. 우선 모든 지점장은 일주일에 '15점'을 따야 한다. 시험과목 점수가 아니다. 손 사장이 지점장의 활동성을 평가하는 항목이다. 지점장이 새로운 잠재고객을 외부에 나가서 만나면 1점이다. 지점으로 찾아온 새 잠재고객을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하면 0.5점을 얻는다. 기존 거래고객을 외부에서 만나도 0.5점이다. 기존 고객이 직접 지점으로 찾아오게 하거나 전화통화를 하면 점수는 절반인 0.25점으로 줄어든다. 이렇게 합산한 점수가 일주일에 최소 15점은 돼야 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일 동안 새 잠재고객 15명을 만나거나 기존 고객 30명을 직접 돌봐야 한다는 얘기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상담한 고객 중 몇 명이 계좌를 개설했는지,그 중에 몇 명이 주식거래를 해서 수익을 냈는지가 전부 점수로 평가된다. 이런 방식으로 117명 지점장의 석차가 실시간으로 집계된다. 지점장뿐 아니라 위탁매매를 담당하는 영업직원 800여명의 순위도 실시간으로 계산된다. 상위 직원들에게는 인센티브가 따르지만 하위 10%에는 혹독한 비판이 가해진다. 손 사장은 지난해 취임 직후 지점장들에게 분발을 촉구하는 카드를 보냈다. 카드 뒷면에는 10만원 구두상품권이 붙어 있었다. "구두축이 닳도록 뛰어라"는 주문이었다. 대우증권의 주식약정 1위 탈환 이면에는 이렇게 치열한 경쟁시스템이 자리잡고 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