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업계 다시 'M&A 태풍'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미국 금융시장에 인수합병(M&A) 열풍이 거세다. 특히 이번에는 은행 카드 증권 자산운용 등을 망라한 종합금융그룹화를 겨냥한 M&A가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형 은행은 물론 중소형 금융회사들까지 가세하면서 신용카드사와 증권사 자산운용사가 M&A의 주된 타깃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융시장의 이 같은 추세는 이제 시작단계일 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금융회사들이 종합금융그룹을 지향하기 위해서는 '덩치 키우기'경쟁이 불가피한데다 일부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들은 경쟁 격화로 생존의 기로에 몰려 있어 M&A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이 과다할 정도로 넘쳐 나고 있다는 점도 금융회사들 간의 M&A 경쟁을 한층 부추길 것이란 관측이다.
◆대형은행의 신용카드 인수경쟁
올 금융시장 M&A의 특징은 대형 은행들의 신용카드사 인수경쟁이다.
신용카드사인 MBNA 인수를 결정한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대표적이다. BOA가 350억달러를 투자해 MBNA를 인수하게 되면 자산 1430억달러,회원수 4000만명을 가진 세계 최대 신용카드 업체로 떠오르게 된다.
세계 최대 금융그룹인 씨티그룹도 지난달 미국 최대 백화점업체인 페더레이티드의 신용카드 고객자산을 44억달러에 인수키로 합의했다.
세계 2위 금융그룹인 HSBC 역시 지난달 미국 명품 백화점 체인인 니먼마커스의 신용카드 사업부를 6억4000만달러에 인수키로 했다.
그런가하면 워싱턴 뮤추얼은행도 신용카드사인 프로비디안 파이낸셜을 사들이기로 했다.
이처럼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신용카드사 인수에 나서고 있는 것은 종합금융그룹이란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소매금융의 꽃'으로 불리는 신용카드부문을 강화함으로써 투자은행(IB)업무와 기업금융,소매금융을 함께 아우르는 절대강자로 부상하기 위한 포석이 깔려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대표적인 신용카드사인 캐피털원과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까지 M&A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도 대상
정보기술(IT) 거품 붕괴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증권업계와 자산운용사도 M&A 열풍의 한가운데에 들어와 있다.
이미 온라인 증권사인 아메리트레이드는 캐나다 TD뱅크의 자회사인 TD워터하우스USA를 인수키로 했다.
대표적인 온라인 증권사인 찰스슈왑도 M&A설에 휘말려 있다.
한때 아메리트레이드가 인수를 시도했던 E*트레이드파이낸셜도 매물로 나와 있다.
자산운용사 역시 사정이 비슷하다.
500여개가 넘는 자산운용사 중 상당수가 매물로 나와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 씨티그룹은 자산운용 부문을 레크 메이슨의 증권 중개 부문과 교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또 뮤추얼펀드 회사인 프랭클린리소스,T로위프라이스,제이너스캐피털그룹 등도 M&A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M&A 열풍은 '이제 시작'
미국 금융시장에서 M&A 바람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CNN머니는 "거래하는 신용카드사 온라인증권사 뮤추얼펀드사 중 하나는 M&A에 연관돼 있다고 보면 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M&A 열풍은 한국 금융산업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전망이다.
M&A에 목말라 있는 HSBC 등 대형 은행들이 매물로 나올 외환은행과 LG카드 등의 인수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