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효성의 '한우물파기 전략'이 빛을 발하고 있다.이 회사가 스판덱스와 함께 선택과 집중을 통해 키워온 대표적인 효자품목인 타이어코드(타이어보강재)가 세계 시장을 석권해가고 있는 것.국내 경쟁업체들이 속속 화섬사업을 포기하고 전자소재 등으로 눈을 돌리는 사이 규모의 경제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주력한 결과다.


효성은 14일(현지시간 13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서 세계최대 타이어 제조업체인 미쉐린과 10년간 총 6억5000만달러 규모의 스틸코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효성은 이와 함께 미국 인디애나주 스카츠버그에 위치한 미쉐린의 스틸코드 공장을 인수해 내달부터 운영키로 했다.


효성은 이 공장의 인수금액과 생산능력 등은 밝히지 않았다.


이상운 효성 사장은 "10년간 6억5000만달러의 규모는 단일 계약으로는 업계 최장,최대의 계약"이라며 "세계적인 기업과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효성의 기술력과 품질을 세계시장에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앞서 효성은 지난 2002년에도 미쉐린과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에 대한 장기계약(7년간 3억50000만달러)을 맺은 바 있으며 당시에도 미쉐린의 버지니아 스카츠빌 타이어코드 공장을 인수했었다.


효성은 이번 계약을 통해 세계 최대의 스틸타이어코드 거래시장인 북미 지역의 시장점유율을 현재 7%에서 14%까지 안정적으로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한편 북미지역에 생산거점을 확보해 고객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업계에서는 효성이 중국 싱다와 일본 도쿠센을 제치고 스틸코드의 세계 시장점유율 5위에서 3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고 있다.


효성은 현재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로는 24%의 세계 시장점유율을 확보,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오는 2010년까지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의 점유율을 32%로 끌어올려 세계 1위 자리를 확고히 하고 스틸코드의 점유율도 12%로 올려 세계 3위권에 안정적으로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967년 울산에 처음 타이어코드 공장을 설립한 효성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갖추고 세계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중국 저장성 자싱과 산둥성 칭다오에 각각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와 스틸코드 공장을 설립해 올해 초 양산을 시작했다.


미국에서는 미쉐린의 타이어코드 공장을 인수하고 장기공급계약을 맺는 등 전략적 제휴관계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시장을 확대해가고 있다.


지난해 타이어코드 분야의 매출액은 6700억원으로 효성그룹 전체 매출 4조7000억원의 약 14%를 차지하고 있다.


타이어코드는 자동차타이어의 내구성,주행성,안전성을 보강하기 위해 타이어 속에 들어가는 보강재로 나일론이나 폴리에스터,강선을 소재로 제작된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