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입시 문제로 정면 대립 모습을 보였던 노무현 대통령과 정운찬 서울대 총장이 14일 청와대에서 또다시 얼굴을 마주쳤다. 노 대통령이 대학교육협의회 회장단 소속 총장 16명을 청와대로 초청한 오찬간담회 자리였다. 지난 8일 한양대 안산캠퍼스에서 열렸던 제2회 대학혁신포럼 행사장에 이어 6일 만의 만남이다. 노 대통령은 "교육의 영역에서도 접근성이 너무 다르고 사람들의 생활능력과 기반에 따라 대학교육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너무 다를 수도 있다"며 "그래서 우리가 모든 사람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는 사회를 만드는데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점에 조금 불안하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기득권을 제도 위에 구축한 성공한 사람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는 사람들에게 무관심 또는 인색하거나 심지어는 벽을 쌓으려 한다"며 "우리 사회가 그 점에서 윤리적으로 성숙하지 못하면 아주 빠른 속도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사람들이 모든 면에서 다 성공하고 잘했지만 성공하는 사람이 성공하지 못한 사람에게 기회를 배려하는데 대단히 인색한 사회며,1등이 1등하는 데는 지장없지만 꼴찌가 상당히 좋은 수준으로 가는 데 우리 한국 사회가 과연 잘해낼 수 있을지에 대해 불안하다"고 우려했다. 노 대통령은 "(취임 후) 경제든 어느 분야를 봐도 옛날보다 후퇴했거나 위험을 가중시킨 곳은 없지만 자신없는 부분,풀리지 않는 부분이 하나 있는데 우리사회의 양극화"라고 토로했다. 한편 정운찬 총장은 "최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며 "좋은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니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