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 계열 STX엔진이 지난 5월 장외기업인 STX레이다시스를 흡수합병하면서 STX레이다시스의 합병가액을 0원으로 산정한 데 대해 소액주주들이 법적소송에 나서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STX레이다시스의 합병가액이 비정상적으로 평가됐으며 그 결과 재산상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상장사와 비상장사 간 합병과정에서 비상장사의 기업가치 평가를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갈등이 어떻게 결론날지 주목된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TX레이다시스의 소액주주인 송모씨 등은 STX엔진이 STX레이다시스의 재산가치를 터무니없이 낮게 평가했다며 지난달 수원지방법원에 STX레이다시스의 장부를 열람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가처분신청을 제출했으며,법원은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액주주들은 장부 열람 뒤 합병반대 등에 관한 본안 소송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STX엔진은 지난 2월 말 STX레이다시스를 흡수합병키로 결의하면서 합병비율을 1 대 0으로 정했다. STX레이다시스의 합병가액을 0원으로 산정한 셈이다. 그 결과 STX레이다시스의 주식매수청구가격은 주당 227원으로 결정됐었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소액주주들에 따르면 STX레이다시스가 용인에 시가 300억원 상당의 공장을 소유하고 있지만 합병 과정에서 이 공장은 장부가치인 80억원으로 평가됐다는 것이다. 또 STX레이다시스가 천안에 3만평의 대지를 소유하고 있으며 레이더기술 무인항공기술 등 30여가지 무형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 역시 제대로 인정되지 않았다고 소액주주들은 밝혔다. 이번 가처분신청을 주도한 송씨는 "STX레이다시스의 재산가치가 제대로 평가될 경우 주식매수청구가격이 3000원 이상 될 것"이라며 "잘못된 재산가치 평가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STX엔진측은 STX레이다시스와 합병 직전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합병보고서 등을 통해 합병비율이 관련 법규에 따라 정당하게 평가됐다고 밝혔다. 당시 회계법인에 합병가액 산정을 의뢰한 결과 STX엔진과 STX레이다시스의 주당 평가액은 각각 9377원(액면가 2500원)과 0원(액면가 500원)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