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14일 본고사,기여입학제,고교등급제를 금지한다는 '대입 3불(不) 정책'에 대해 사회 양극화가 극복되는 시점까지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단 소속 16명의 대학 총장을 청와대로 초청한 오찬간담회에서 "교육에서도 미래의 양극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 아니냐.이를 극복하기 위한 잠정적인 원칙으로 이해해 달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배석한 김만수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이 3불정책 유지를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으로,2008학년도 입시에서 논술시험을 도입하려는 서울대의 방침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이 간담회에는 정운찬 서울대 총장도 참석,노 대통령의 바로 오른쪽 옆자리에 앉았다. 노 대통령은 "교육의 영역에서도 접근성이 너무 다르고 사람들의 생활능력과 기반에 따라 대학교육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너무 다를 수도 있다"며 "그래서 우리가 모든 사람들에게 기회의 다리가 좀 폭넓게 열려있는 '기회의 사회'를 만드는데 어떻게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점에 조금 불안하다"고 말했다.또 "기득권을 제도위에 구축한 성공한 사람들이 새로운 기회를 찾는 사람들에게 무관심 또는 인색하거나 심지어는 벽을 쌓으려 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취임후) 경제든 어느 분야를 봐도 옛날보다 후퇴했거나 위험을 가중시킨 곳은 없지만,자신없는 부분,풀리지 않는 부분이 하나 있는데 우리사회의 양극화"라고 토로했다.양극화 해소의 정책 수단으로 교육의 기회를 강조한 뒤 입시와 관련,"고교교육은 학교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운찬 총장은 "최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며 "좋은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니 지켜봐달라"고 말했다.입시문제에서는 "서울대의 입시안이 독특한 것은 아니다"며 "서울대 입시안에는 지역균형 선발,공부이외의 기준,논술,내신 등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