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대표적인 정보기술(IT)업체들에 대해 사전 예고 없이 일제 조사를 벌였다. 공정위 관계자는 14일 "대기업들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벤처기업의 기술을 무단사용하는 등 불공정 하도급거래가 빈발하고 있다는 불만이 그동안 중소기업들로부터 여러 차례 제기돼 왔다"며 "이런 관행을 없애기 위해 대기업 9곳을 예고하지 않고 조사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의 이번 조사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날까지 보름간 실시됐다. 조사를 받은 업체는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텍 KTFT 모토로라 등 5개 휴대폰 단말기업체와 다음 NHN(네이버) 야후 네이트 등 4개 포털업체를 합쳐 모두 9곳이다. 공정위는 이들 업체가 중소기업에 대해 △무리한 기술이전을 요구하는지 △다른 업체와 계약을 봉쇄하는 배타적 전속거래를 맺는지 △자료 공개를 요구한 뒤 이를 볼모로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하는지 여부를 중점 점검하고 있다. 이례적으로 불시 점검에 나선 이유에 대해 공정위는 "예년에는 하도급 관련 조사를 나갈 때 미리 예고했지만 대기업들이 관련 자료를 모두 숨기는 바람에 빈 손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많아 예고 없이 조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를 토대로 9월께 전원회의를 열어 법 위반 정도에 따라 경고,시정명령,검찰 고발,과징금 등 제재조치를 내릴 방침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