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교통체계 바꾸고 나니...마을버스 "항상 꽉 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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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8시30분 서울 지하철 1호선 회기역 1번 출구 앞.경희의료원까지 운행하는 우리운송 소속 마을버스(동대문 01번)를 타려는 사람들이 30m가량 줄 서 있다.
경희의료원 주변에서 슈퍼마켓을 하는 김재윤씨(38)는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승객이 거의 없었는데 요즘에는 출퇴근 시간이 아닌 낮시간대에도 거의 꽉 찬다"고 말했다.
항상 이 마을버스를 이용한다는 김대의씨(45)는 "예전엔 한번에 모든 승객이 탑승했는데 지금은 한두 차례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1일 서울시가 대중교통 체계를 개편한 이후 마을버스 업체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환승 할인혜택으로 마을버스를 이용하는 승객이 급증하면서 업체들의 수입도 덩달아 늘고 있기 때문이다.
환승 승객이 추가로 요금을 내지는 않지만 마을버스 업체는 승객이 처음에 타면서 낸 버스나 지하철 요금에서 일정 비율을 가져가기 때문에 환승 승객이 많을수록 수입도 많아진다.
특히 도보로 10∼15분 걸리는 노선을 운행하는 마을버스 업체들은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그동안 시민들은 요금 부담으로 인해 이 정도 시간이 걸리는 거리는 걸어다녔는데 교통체계 개편후 무료로 마을버스를 탈 수 있게 되면서 사정이 달라진 것.
우리운송 이상보 상무는 "대중교통체계 변경 이전보다 승객이 30% 정도 늘었다"며 "회사 수입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최정진씨(경희대 2학년)는 "마을버스를 타서 절약되는 시간은 5분 정도이지만 등교 시간대에 5분을 절약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되는 데다 무료로 환승까지 할 수 있어 항상 이용한다"고 말했다.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입구 역에서 1호선 신설동 역까지 다니는 마을버스(성북 04번)를 운영하는 안암교통도 마찬가지다.
2000년 말 지하철 6호선이 개통되기 전 근처 고려대생들은 이 버스를 타고 신설동 역까지 가 지하철을 탔지만 6호선 안암 역이 생긴 후에는 마을버스를 이용하는 학생 수가 크게 줄었다.
그러나 작년 대중교통체계 개편 이후 환승 혜택이 주어지면서 04번을 타고 지하철 역까지 가는 학생들이 다시 생겨나기 시작했다.
진중관 안암교통 대표는 "지하철 6호선이 고려대를 지나면서 승객이 50% 이상 급감했지만 대중교통 체계가 바뀐 후 환승객이 15% 정도 늘었다"고 전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2003년 7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120개 마을버스 노선 탑승객은 하루 평균 92만2000명이었다.
하지만 교통체계가 개편된 작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하루 평균 마을버스 이용객 수는 115만2000여명으로 24.9%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 시내버스 이용객 증가율(5.3%)의 4배를 넘는 것이다.
마을버스 전체의 하루 평균 수입도 교통체계 개편 전(지난해 1∼6월)에는 3억5950만원이었으나 개편 후(7∼12월) 4억3800만원으로 21.8% 늘었다.
올 들어서도 하루 평균 수입이 4억4620만원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강동균·유승호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