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세계무역기구(WTO)에 참관국(옵서버) 자격으로 가입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최근 평양을 방문했던 유럽연합(EU) 의회대표단이 15일 밝혔다. 유럽의회 한반도 의원외교협의회단 소속인 글린 포드 의원(영국)은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EU 의회대표단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지난해 실시한 경제 개혁 조치에 대해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WTO 옵서버 자격을 확보하기 위해 WTO 사무국과 접촉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WTO 옵서버 지위는 당초 이라크가 가입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로 이라크도 이미 가입했으므로 북한도 가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대외개방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중대한 태도 변화로 해석된다. 다만 북한이 WTO 회원국 자격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북핵문제 해결을 통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해찬 국무총리도 이날 "북한이 개방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인천 라마다송도호텔에서 열린 인천항만공사 창립식에서 "최근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에서 남북이 개성에 상설사무소를 설치키로 합의하는 등 북한의 태도가 많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심기·김인식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