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3:05
수정2006.04.09 17:07
서울대가 2008학년도 대입에서 외국어 등의 특기자를 전체 정원의 30% 이상 뽑겠다고 발표한 이후 열린우리당과 교원단체들은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수목적고등학생들에게 특혜를 주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과연 이들의 주장처럼 서울대 등 주요 대학이 특기자 전형을 확대하면 특목고생의 명문대 진학이 전보다 쉬워질까.
전문가들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특목고 출신 학생들의 합격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대 합격자는 늘어날 듯=어문계나 이공계에 진학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외고와 과학고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서울대를 비롯한 주요 대학들은 이미 수시 등을 통해 영어 수학 과학 특기자를 대거 선발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 비중이 늘어날 것이 확실시 된다.
외국어 등 특기의 경우 집중적인 교육을 받은 특목고 출신 학생들이 아무래도 유리하다.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 학생들도 특기자 전형 때 불이익을 받지 않으며 내신에서도 다소 유리할 수 있겠지만 특기에서는 특목고생들을 상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학원가의 반응이다.
하늘교육 임성호 실장은 "전공의 편중현상이 있을 수는 있지만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의 특목고생 출신 합격생 수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불리한 부분 여전히 많다=그러나 내신상의 불이익은 여전하다.
상대적으로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 있는 탓에 1등급을 받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수학능력시험이 등급제로 바뀐 것도 악재다.
9분의 1 이내면 똑같은 1등급을 받기 때문에 수능으로 일반 인문계고 학생들과 격차를 벌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학 진학시 학과 선택의 폭도 줄어든다.
특목고 정상화 방안에 따라 설치 학과 이외의 별도 과정을 개설하는 것이 금지돼 외국어고생이 이공계로 진학하거나 과학고생이 인문계로 가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외국어고는 이과 수업이,과학고는 문과 수업이 아예 없는 것이다.
◆특목고,제3의 길 있다=과학고와 외국어고 학생들이 수학능력시험의 등급화로 의·법대로의 진학이 어려워진 것만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판·검사나 의사가 되는 것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과학고는 화학과나 생물학과에,외국어고는 어문계열 학과에 일단 진학한 후 의치학전문대학원(메디컬스쿨)이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진학하면 되기 때문이다.
유웨이중앙교육 관계자는 "메디컬스쿨과 로스쿨 제도의 신설 이후 특목고를 보내고자 하는 학부모들이 많아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들 중 상당수는 특목고를 의사나 판사가 되기 위한 징검다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