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재테크 포인트] 갈곳없는 부동자금 증시로 유입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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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재테크 시장에서 시중 자금이 일정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빠르게 부동화하는 가운데 증시로 물꼬가 트일 조짐이 일고 있다.
대표적 단기 금융상품인 투신권의 머니마켓펀드(MMF)에 이달 들어 지금까지 무려 9조원 이상의 자금이 몰렸다.
반면 은행권의 예금과 채권형 상품에서 자금의 이탈세가 심상치 않다.
이 과정에서 올 상반기 내내 대내외 금융시장에서 정책금리는 현 수준을 유지하거나 인상되는 속에 장기채 수익률은 떨어지는 미스터리 현상이 풀리고 있다.
이달 들어 전 세계적으로 장기채 수익률은 평균 0.2%포인트 급등하고 있으나 단기채 수익률은 0.05%포인트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우리도 장·단기 간의 금리차가 더 벌어졌다.
시중자금이 단기부동화하는 데에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나는 8월 말 발표가 이뤄질 부동산종합대책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부동산 자금이 빠르게 '대기성'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장기채 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것은 투자자들의 심리가 안정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달 들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다시 일어나고 있는 미국과 달리 우리의 경우 북한의 6자 회담 복귀와 핵개발 포기 가능성 등이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진정시키면서 장기채와 같은 안전자산 선호 경향이 약해지고 있다.
문제는 수익률을 올릴 만한 특별한 수단이 없어 MMF가 부실화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그동안 MMF의 안정적인 수익원이던 은행채 편입비율이 30%에서 5%로 대폭 줄어들었다.
또 MMF의 주수익원이던 채권투자 수익률은 시중 금리의 상승으로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MMF가 부실화할 가능성이 있다면 MMF에 들어온 자금들이 종전처럼 오랫동안 머무를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이 때문에 앞으로 시중 부동자금이 어디로 풀릴 것인가가 재테크 시장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현 시점에서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면 실물 부문으로 유입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부동산 시장도 최소한 8월 말 종합대책이 발표되기 전까지는 오히려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
또 콜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국제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에서는 은행권의 예금과 채권시장에서 자금이 빠져 나가는 추세는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정부와 금융감독 당국은 단기 부동화와 부동산 투기를 억제할 목적으로 시중 자금이 생산적인 방향으로 물꼬를 틀도록 해 증시로 유인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테면 상장비용 경감을 통해 기업들의 신규 상장을 적극 유도한다든가,사모펀드(PEF)가 활성화할 수 있도록 장애 요인을 개선하거나 장기 적립식 펀드에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 등이다.
이미 시중 부동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은행권에서 개인 금융에 관한 한 최고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는 국민은행 구기동의 홍영란 지점장은 "앞으로 재테크 시장에서는 증시로의 자금 유입세가 얼마나 빨리 또 그 규모는 얼마나 되느냐가 관심일 것"이라며 "이 여부에 따라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주가의 대세 상승 국면 진입 여부가 결정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상춘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