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의 조종사들이 휴가철 여행객을 볼모로 파업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30∼40대 명예퇴직과 청년실업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년과 평균 연봉 1억원이상이 보장되는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들이 여름 휴가철에 맞춰 파업에 들어가자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다. 항공기 이용객뿐만 아니라 네티즌들도 "조종사 파업은 장기 불황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사회 분위기를 도외시한 처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사용자명이 '과객'인 네티즌은 "연봉을 1억원 넘게 받는 월급쟁이가 국내에서 몇 명이나 되겠느냐"며 "특히 정년까지 안정적으로 보장해주고 있는데 뭐가 더 필요한가"라고 조종사 파업을 비난했다. 또 같은 사이트의 사용자명 '꿔다 놓은 보릿자루'씨는 "야근,주말근무 등을 해도 연봉 2000만원이 안 되는 사람이 부지기수인데 고액 연봉의 조종사들이 돈은 돈대로 받으면서 휴식도 더 늘려달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주장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leeyj10120'씨는 "아시아나항공은 임시직 조종사를 고용해 운항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한편 무노동 무노임 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sjhe8808'씨는 "조종사는 노동조합이라는 말 자체가 어울리지 않는 계층"이라며 "가족용 티켓까지 요구하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억지 요구"라고 꼬집었다. ○…17일 낮 12시 이후부터 광주행 항공(oz8705)편이 결항되자 승객들은 다른 항공편을 잡느라 우왕좌왕했다. 결항 통보를 받은 고객 18명은 오후 2시30분 대한항공 비행기를 예약했지만 나머지 57명은 고속버스 등 다른 교통편을 알아봐야 했다. 승객들을 볼모로 한 파업에 대한 원성도 쏟아졌다. 부산으로 휴가를 떠나는 김기진씨(29)는 "직장인에게 1년에 딱 한 번 있는 휴가철에 항공사가 파업을 한다는 것은 너무 무책임한 행위"라고 꼬집었다. ○…모 항공사에 근무하는 최모씨(41)는 "아이들도 방학을 하고 해서 모처럼 가족이 여행을 떠나는데 파업을 한다는 것은 승객들을 기만하는 행위나 마찬가지"라며 "우리가 봐도 너무하다"고 개탄했다. ○…아시아나항공측의 예약업무팀은 이날 하루종일 문의전화가 폭주해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김수정 대리(31)는 "예약 취소율은 아직 집계되지 않은 상태지만 국제선은 물론이고 국내선 업무에 대해 걸려오는 전화로 정상 업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승호.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