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걸(32)과 김지영(27)은 한국을 대표하는 발레무용수다.두 사람은 공연계에선 드물게 ‘오빠부대’와 ‘언니부대’가 따라다닐 정도로 열성적인 팬들을 거느리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 이들의 춤을 보기는 어렵다.둘 다 유럽을 주무대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동극장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준비한 ‘아트 프런티어 페스티벌’시리즈는 이 두사람을 한번에 볼 수 있는 기회다.김용걸은 23·24일,김지영은 30·31일 각각 무대에 오른다.두 사람 모두 한국에서 솔로무대를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0년부터 세계 3대 무용단의 하나로 손꼽히는 파리오페라 발레단에서 드미솔리스트(솔로와 군무를 겸하는 무용수)로 활동 중인 김용걸은 이번 무대에서 고전발레 '지젤'의 2막 파드되(2인무)를 파리오페라 발레단 동료인 로렌스 라퐁과 호흡을 맞춰 선보인다.


세계적인 안무가 모리스 베자르가 파리오페라 발레단을 위해 만든 모던 발레 'AREPO'(OPERA를 거꾸로 한 제목),18세기 프랑스에서 '무용의 신'이라는 호칭을 들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발레리노 G 베스트리스를 추모하는 '베스트리스'도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이 중 'AREPO'는 남자 무용수 혼자 추는 독무로 유럽 무대에 진출한 이후 한층 원숙해진 김용걸의 기량을 확인할 수 있다.


네덜란드 국립발레단에서 수석 무용수 바로 아래 등급인 솔리스트로 최근 승급한 김지영은 친언니이자 세라믹 아티스트 김현수가 직접 디자인한 설치미술 '그녀의 기억(Her Memory)'으로 공연을 시작한다.


김지영이 발레를 시작하던 모습부터 여러가지 추억이 담긴 물건을 설치해 팬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이어지는 공연 '연습실 풍경'에서는 유니버설 발레단의 유난희 손유희 이영철 민홍일 등과 함께 본공연에 앞서 몸을 푸는 동작을 보여준다.


김지영은 또 국립발레단 시절 파트너였던 이원국과 차이코프스키의 '파드되'로 오랜만에 호흡을 맞춘다.


김용걸과 김지영은 지난 98년 파리 국제무용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로 2인무 부문 금상을 차지하며 국제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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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