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과 서울대 정운찬 총장 간의 힘겨루기가 2라운드에 접어드는 양상이다. 당초 서울대의 통합형 논술고사 실시를 놓고 한 차례 격돌했던 양측이 정 총장의 '고교평준화 재고' 발언을 계기로 전선이 확대되면서 상호 갈등의 골이 한층 깊어져 가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19일 정 총장의 통합논술 입시안 고수 입장과 고교평준화 재고 촉구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지병문 제6정조위원장은 "책임있는 분들이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며 "정 총장의 발언은 고교 입시를 부활시키자는 것인지,그럴 경우 국민 부담을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문제를 던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 의원은 또 "본고사 부활은 사교육을 조장하기 때문에 '어떤 형태든 본고사로 오해받는 논술은 안 된다'는 게 정부와 여당의 확고한 입장이고 이 점에는 추호의 수정도 있을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인영 의원은 "고교평준화를 보완하는 것이라면 함께 논의해볼 수 있으나 고교평준화 기조 자체를 흔들겠다는 뜻이라면 공교육을 파괴하고 사교육 열풍을 앞장서 조장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의원은 "이제 더 이상 정 총장을 신뢰할 수 없다"며 "말을 계속 바꾸는 사람과는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심지어 "앞으로는 국민과 직접 대화하는 방법밖에 없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