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금융 중심지 월가에서 금융기관의 초호화판 접대 로비가 사회적 파문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9일 증권회사들이 미국 최대 뮤추얼펀드인 피델리티 인베스트먼츠에서 거래를 따내기 위해 담당자와 그 친구들에게 호화 총각파티(결혼 전 신랑 친구들이 베풀어 주는 파티)를 주선,검찰과 증권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조사 대상 증권회사들은 2003년 3월 피델리티의 간판 트레이더였던 토머스 브루더맨을 위해 전용 제트기,난쟁이와 미녀들까지 동원해 파티를 열어줬다는 것이다. 브루더맨은 이들이 마련해 준 소형 제트기로 보스턴에서 휴양지인 마이애미의 사우스비치로 날아가 고급 호텔인 딜라노에 머물면서 요트 크루즈를 즐긴 혐의를 받고 있다. 브루더맨은 회계 스캔들 혐의로 기소된 데니스 코즐로스키 전 타이코인터내셔널 회장의 사위다. 이 파티에는 시간당 최소 149달러(15만원 상당)를 받는 난쟁이가 시중을 들고 2명 이상의 여성들도 함께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이 파티를 주선한 회사는 3개 이상으로 알려졌다. 제퍼리스 그룹은 제트기를,SG 코웬은 요트를,라자드 캐피털 마케츠는 호텔비 일부를 댄 혐의를 받고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월가의 호화 접대 로비는 모호한 접대 규정과 금융기관들의 치열한 경쟁에서 비롯되고 있다. 증권회사들을 규제하는 미국증권딜러협회(NASD)는 100달러 이상의 선물을 주거나 받지 못하도록 까다롭게 규정하고 있으면서도 빈도가 잦지 않거나 적정성에 의문이 들지 않을 정도의 '일반적이고 평범한 비즈니스 접대'는 허용,음성적인 호화 로비의 불씨를 제공하고 있다. 뉴욕=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