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주춤하던 채권금리가 19일 다시 뜀박질을 시작했다. 재정경제부가 장 초반부터 엄포성 구두개입에 나섰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조만간 콜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기대감에다 미국 국채금리 상승,국내 주식시장 오름세 등의 재료가 어우러지면서 채권 매도심리가 확산되는 양상이다. ◆금리 상승요인만 풍성 이날 채권시장에서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장중 한때 0.06%포인트 오른 연 4.26%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달 초 연 3.95%였던 지표금리가 영업일 기준으로 12일 만에 0.3%포인트 이상 뛴 것이다.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한국은행이 결국 콜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사라지지 않는 가운데 미국 국채금리마저 상승세를 지속했기 때문이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달 초 연 4.04%에서 지난 18일엔 4.22%로 높아졌다. 지난 7일 한은의 콜금리 동결조치 이후 한동안 횡보하던 금리가 다시 꿈틀거리게 된 데는 하반기 내수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한몫을 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5월 산업활동동향과 서비스업활동동향에서 도·소매판매액지수가 28개월 만에 최대폭(3.8%)으로 증가했고 서비스업지수도 14개월 만에 가장 큰 폭(2.4%)으로 상승했다. 국내 증시에 돈이 몰리고 있는 것도 금리상승(채권매도) 압력을 높이고 있다. ◆정부 약발 먹힐까 이날 채권금리가 상승세로 출발하자,이철환 재경부 국고국장은 "시장이 경제부총리와 한국은행 총재 발언을 믿지 않으면 실질적으로 손해를 볼 것"이라며 조기 진화에 나섰다. 이 국장은 이어 "누차 강조한 정부의 입장을 액면 그대로 믿어야 할 것"이라며 "부동산 가격이 차츰 안정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금리 인상은 이미 예견돼 왔던 것으로 우리 정책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며 금리정책이 미국 금리 인상 기조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재확인했다. 내외금리 역전에 따른 해외자본 유출을 걱정할 시점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나 시장은 이 같은 정부의 경고에 크게 귀를 기울이지 않는 모습이다. 국내 은행의 한 딜러는 "외환시장과 달리 채권시장에서는 정부가 단기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수단이 마땅치 않다"며 "당분간은 내수회복 전망에 기댄 채권 매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정부 관계자는 "지나친 금리 상승세는 간신히 살아난 내수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며 "아직은 안정적인 단기금리마저 뛸 경우엔 가계의 이자부담도 커져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