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항공기 '무더기 결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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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1)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의 파업이 오늘로 사흘째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로 인해 항공기 운항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에게 들어보겠습니다.
채주연 기자,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1)
오늘도 아시아나항공의 국내선 결항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노선 운항편수 163편 중 78편이 결항이 불가피한 상황이고, 화물노선 3편도 모두 결항됐습니다.
특히 파업 사흘째인 오늘 국제선까지 결항되면서 파업의 여파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아시아나 항공은 그동안 내륙수단으로 대체 가능한 국내선 결항만을 허용했지만 결국 오늘 저녁 8시 출발 예정인 인천-시드니 편이 국제선으로는 처음으로 비행 스케줄이 취소됐습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280여명의 인천-시드니행 승객은 도쿄를 경유하는 대체 항공편을 찾았으며
시드니에서 인천행 비행기를 이용하는 승객들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휴가철을 맞은 고객들을 고려해 여객기 운항을 우선시하기 위해 당분간 화물기의 운항을 전면 중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2)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항공기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많을텐데요.
이용객들의 불만도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은데요?
(기자-2)
직접 공항에 나가보니 아시아나 항공기를 예약한 고객들은 느닷없는 결항에 어이없어 했습니다.
결항기 승객들은 하는 수 없이 대한항공을 찾았지만 성수기인데다 결항기 승객들이 몰리면서 표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부산으로 가려는 승객이 표가 없어 울산행을 끊고 탑승을 기다리며 두세시간 동안 멍하니 공항에 앉아있기도 했습니다.
결항으로 불편을 겪은 승객들은 '승객들을 볼모로 한 파업'이라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승객들의 말을 들어보시죠.
(인터뷰) 아시아나항공 예약 고객
"고객들이 우선이 돼야 하는 것 아닌가요?"
"고유가 시대에 경제침체까지 어려운 상황인데 손실을 입어가면서까지 성수기에 파업이라니 이해할 수 없죠."
(앵커-3)
잇따른 결항에 예약취소로 회사측의 피해도 상당할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3)
아시아나항공은 하루 약 30억원 정도의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파업 첫날인 17일에는 6억여원의 손실이 생겼지만 어제와 오늘 결항이 늘어나면서 손실규모도 커지고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파업이 1주일 동안 지속되면 손실액이 약 2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화물노선이 결항되면서 수출전선에 차질을 빚게되지는 않을까 우려되고 있는데요.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 품목인 휴대전화와
반도체, 섬유 등이 주로 항공을 이용해 수출되고 있어 수출기업들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는 전체화주는 하루 1천7백억원 정도 수출입액의 차질이 생기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앵커-4)
파업사태가 속히 마무리돼야 할텐데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전망입니까?
(기자-4)
현재 조종사 노조와 회사측이 서로의 안건을 다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의견차이가 커서 쉽게 타협점을 찾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노조의 요구조건 가운데 총 비행시간과 휴무 등은 안전운항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이 사실이구요,
회사측은 노조가 요구하는 사안 가운데 경영권을 침해하는 경우가 있다고 맞서 타협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윤병인 아시아나항공 안전 부사장은 오늘 오전 기자간담회를 통해 "휴가철을 맞은 승객에게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현재 총 가용 조종사 800명 가운데 54%인 430명이 비행에 임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이번주에는 항공대란에 대한 우려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승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항공사간 항공권 양수양도계약을 체결하고 좌석이 있는 경우 다른 항공사로 바로 접수하도록 조치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조치는 단지 고객에 대한 편의제공에 불과한 것임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아시아나항공은 "원칙적으로 파업으로 인한 결항은 불가항력적인 것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보상이 안되는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결국 조종사 노조와 회사간의 의견차이로 인한 단체협상이 파업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애꿎은 항공기 여행객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채주연기자 yj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