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만 하시면 푸조의 디젤 승용차를 몰아 볼 수 있습니다.'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위치한 '하얏트 리젠시 인천'의 로비 한켠에는 지난 11일부터 이런 안내문구가 붙어있다. '디젤 승용차는 소음과 진동이 클 것'이란 선입견을 없애려면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주는 게 최선이란 판단에 따라 시승 이벤트를 마련한 것이다. 오경희 한불모터스 홍보팀장은 "일단 차를 몰고 나면 소음과 진동에 대한 오해는 거의 풀린다"며 "오히려 디젤 승용차의 뛰어난 연비에 매료된 시승자들이 푸조의 홍보맨이 되곤한다"고 말했다. 다음 달 21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이벤트를 통해 푸조는 상당수 예비 고객들이 실제 구매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이 앞다퉈 '시승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대리점을 방문한 고객에게 차를 빌려주는 건 기본에 속한다. 일부 업체들은 아예 예비 고객을 찾아 시승을 권유하기까지 한다. 오는 9월에는 오피니언 리더들을 대상으로 14개 수입차 업체들이 공동 시승 이벤트도 펼칠 계획이다. 재규어&랜드로버 코리아는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전국 전시장을 통해 고객 시승행사를 벌인 데 이어 오는 9월에는 신형 '디스커버리3'를 대상으로 오프로드 체험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BMW그룹 코리아는 지난달부터 오는 10월까지 매달 두차례씩 '미니' 마니아들을 초청,도심 투어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잠재 고객을 확보하는 데는 시승행사가 가장 효과적"이라며 "시승한 차는 곧바로 그들의 '드림 카'가 된다"고 말했다. 폭스바겐 코리아는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예비 고객 60명을 초청,럭셔리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인 '투아렉'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물 웅덩이와 모래밭을 달리며 투아렉의 뛰어난 오프로드 성능을 느끼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대부분 수입차 업체들은 공식 이벤트 외에도 고객이 원하면 언제라도 시승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전화는 물론 인터넷으로도 시승을 신청할 수 있는 아우디는 대리점별로 아우디의 매력을 흠뻑 느끼게 하는 시승 코스까지 마련한 상태.메르세데스 벤츠의 경우 지난 5월 경기도 일산 헤이리에 만든 '드라이빙 체험 코스'로 예비 고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시승 마케팅의 효과는 어떨까. 지난 3월 선보인 메르세데스 벤츠의 E350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이 회사는 당시 별도의 론칭 행사를 열지 않고,예비고객을 대상으로 시승 행사만 벌였는 데도 단숨에 200대 이상 판매해 E350을 '베스트 셀링 카' 리스트에 올렸다. 혼다 코리아 역시 국내 판매 1년여 만에 5위 업체로 도약하게 된 일등 공신을 시승 마케팅에 돌리고 있다. 정우영 혼다 코리아 사장은 "시승한 사람의 15~20% 정도가 실제 구매할 정도로 시승 마케팅은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