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제도는 기존 퇴직금 제도를 연금화한 것으로 보면 된다. 퇴직금은 일시금으로 지급되며 관리가 경직적이지만 퇴직연금은 노사 합의에 따라 적립금을 운용해서 연금 등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퇴직연금이 보편화돼 있다. 한국에서도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이 연초 공포됨에 따라 5인 이상 사업장에서 오는 12월부터 시행된다. 5인 미만 사업장은 2008~2010년 중 적용될 예정이다. 제도 도입을 위한 시행령이 현재 법제처의 심사를 받고 있다. 퇴직연금은 크게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으로 나뉜다. 확정급여형은 근로자의 연금 급여가 사전에 확정되며 회사의 적립금 부담 규모가 연금 운용 결과에 따라 변동되는 방식이다. 연금 수령은 현행 퇴직금처럼 퇴직시 일시금으로 받거나 55세 이후 연금 형태로 받을 수 있다. 확정기여형은 회사측 부담금이 사전에 확정되고 연금지급 규모가 적립금 운용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제도이다. 운용에 따른 책임과 수혜가 근로자에게 돌아가는 셈이다. 회사는 매년 임금 총액의 12분의 1 이상을 현금으로 금융회사에 납부해 근로자의 개인 계좌에 적립해 줘야 하며 이 돈은 채권 주식 등 금융 상품에 투자된다. 퇴직연금 제도는 국가마다 조금씩 운용체계가 다르다. 이 중에서 가장 효율적이라고 평가받는 것은 통상 '401K'로 불리는 미국형이다. 미국 내국세법의 401K 조항은 퇴직연금에 대한 세제 혜택을 규정하고 있지만 퇴직연금제도 자체를 총칭하는 개념으로 사용된다. 이 자금은 주식이나 채권시장의 '돈줄' 역할을 하고 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