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다오는 19세기 유럽식 건축물과 현대식 초고층 빌딩 등이 혼재해 있는 해변 도시다. 4000여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는 이 곳엔 기업인,조기 유학생 등 8만여명의 한국인이 거주하고 있다. 거리마다 한국어 간판이 즐비한 이유다. 부동산개발사업자인 톈타이(天泰)그룹이 2008년 올림픽을 겨냥해 조성 중인 대규모 올림픽타운에 들어서면 '톈타이 한국성 2기 서울구'란 대형 한국어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전체 8000가구 가운데 3000가구를 코리아타운(韓國城)이란 이름으로 분양하고 있다. 온돌방 등 구조도 한국식이다. 내년 초 입주할 1기분 402가구는 분양 20일 만에 다 팔렸다. 리청(李成) 코리아타운 담당 총경리(사장)는 "구매자의 70%가 한국인"이라며 "2기분 370가구를 분양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5·11 부동산 투기억제책 발표로 중국인들의 매수세는 주춤하지만 한국인들의 문의는 꾸준해 걱정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가동 중인 스포츠센터의 경우 전체 회원 650명 가운데 한국인 비중이 92%에 달한다. 톈타이 한국성은 칭다오에 부는 한국인 부동산 투자 열풍의 한 사례에 불과하다. 칭다오시 관리는 "부동산 가격이 뛴 것은 2년여 전부터 원저우 상하이 등지에서 온 외지인에다 한국인 등 외국인이 구매에 가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명 여성 탤런트 김모씨가 피저우청의 한 아파트를 구입했다는 소문이 교민 사회에 파다하다. 고급 아파트 '밍런광창(名人廣場)'의 소유주 500명 가운데 140명은 한국인이다. 기계장비상을 하는 K씨도 그 중 한 사람이다. 2002년 ㎡당 5600위안(약 70만원)에 산 이 아파트의 가격이 ㎡당 1만위안(약 125만원)으로 뛰었다. 최근 해변가 아파트 한 채를 임대용으로 추가 구입한 K씨는 "위안화 절상이 되면 좋고 노후 생활에 이만한 게 없다"고 말했다. 중국 속 한국인의 부동산 투자 이유는 다양하다. 일부 주재원처럼 집세 내는 것보다 집을 사는 게 득이라는 실수요도 있고 재테크 목적도 있다. 최근 눈에 띄는 건 K씨와 같은 노후 설계용이다. 하지만 공통점은 있다. 서울의 강남처럼 부동산 가격은 오른다는 굳은 믿음이다. 과연 중국에서도 통할지 두고 볼 일이다. 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