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인 윤현식씨(가명·31)는 요즘 주말이면 집 근처 백화점에 들른다.


그가 즐겨 찾는 곳은 편집매장 '맨 지디에스'.정욱준 홍승완 김서룡 서상영 등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 4명이 꾸민 매장으로 남성용 의류 가방 액세서리 등을 판매한다.


윤씨는 이 매장에서 새로 나온 상품을 살펴보며 유행감각을 키우고 상품을 구입하기도 한다.


도시의 꽃미남으로 불리는 메트로 섹슈얼이 20~30대를 중심으로 유행하면서 백화점에 이들을 겨냥한 전문 매장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유명 디자이너 상품을 모아 놓은 편집매장을 비롯 화장품 액세서리 헤어케어제품 등 취급 제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들 매장은 제품을 파는 것은 물론 초보자를 위해 머리 피부 상태 등을 점검,상담해 주기도 한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5층의 '맨스 코스메틱'에는 7개 남성 화장품 브랜드가 모여 있다.


스킨 로션 등 기본 화장품은 물론이고 에센스 아이크림 마스크팩 폼클렌징 등 기능 화장품까지 갖췄다.


지난달엔 남성전용 피부측정기를 도입해 유분,수분,모공 거칠기,주름 등을 무료 검사해 주고 남성 화장에 대한 상담도 진행한다.


이은주 매니저는 "서비스를 받기 위해 하루 평균 30명 이상 남성고객이 몰리고 있다"며 "최근 남성들은 눈이 높아져 기본 제품에서 에센스 마스크팩 등으로 구매 성향이 바뀌는 추세"라고 전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남성 편집매장 '라비앳'은 4개월 만에 한 달 매출이 1억원으로 껑충 올라섰다.


30대의 젊은층이 주 고객으로 수입산 캐주얼 의류,패션시계,벨트,반지,커프스 버튼 등을 많이 찾는다는 것.


남성매입팀 정윤성 팀장은 "인지도가 높은 남성 정장 브랜드들의 한 달 매출이 1억원을 조금 넘는 데 비하면 라비앳은 단기간에 성공한 셈"이라고 말했다.


윤씨가 즐겨 찾는 갤러리아 맨 지디에스도 14평의 작은 규모지만 20,30대 메트로 섹슈얼들에 입소문이 나면서 한 달에 8000만원의 매출을 올려 성공 매장으로 평가받는다.


메트로 섹슈얼 바람은 신사정장 매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세계 강남점의 경우 올 들어 신사정장 매장의 상품과 인테리어를 전면 교체했다.


갤럭시 로가디스 마에스트로 등 7개 브랜드의 슈트 비율을 50% 이하로 줄이는 대신 화려한 디자인의 와이셔츠,니트,넥타이,액세서리로 매장을 채웠다.


이에 따라 중·장년층 고객들이 분홍색이나 하늘색 캐주얼 재킷,니트 등을 구입하는 빈도가 늘었다.


남성팀 박인재 부장은 "메트로 섹슈얼과 매스티지 트렌드에 걸맞게 신사정장 매장을 대대적으로 개편해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