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0일 종합부동산세를 가구별로 합산 과세하고 내년부터 공공부문의 아파트 건설에 대해 후분양제를 실시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는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이런 한나라당의 부동산 대책은 '다주택 중과세,공급 확대'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는 점에서 큰 틀에서는 열린우리당과 유사하다. 그러나 각론에선 여당과 차별화된 해법이 적지 않아 입법 과정 중의 논란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부동산대책특위는 이날 중간결산 회의를 열고 '부동산안정 정책제안서'를 확정 발표했다. 한나라당은 제안서에서 기존 주택에 대한 투기수요 억제를 위해 1가구 2주택부터 종부세와 양도소득세를 중과세토록 했다. 개인·항목별로 부과돼 온 종부세를 가구별로 합산해 과세하는 한편 1가구 2주택부터는 세율도 누진 적용키로 했다. 그러나 종부세의 가구별 합산 과세는 개인별 사유재산을 존중하는 시장 원리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많아 논란이 불가피하다. 금융소득 종합과세의 경우 부부합산 과세가 위헌이라는 판정을 받아 지금은 개인별로 부과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현재 투기과열지구에 적용되는 분양권 전매 금지를 전국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분양가 거품을 없애기 위해 공공부문 아파트 건설에 대해 내년부터 후분양제를 실시할 것을 제시했다. 또 민간은 자율에 맡기되 후분양제를 실시하는 업체에 국민주택기금 우대 지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키로 했다. 공공부문은 분양 원가를 공개토록 하고 공공택지에 건설되는 민간 아파트에 대해선 택지 부분에 한해 원가를 공시토록 했다. 판교에 공영 개발을 시범 시행하고 수도권 신도시의 추가 건설도 추진키로 했다. 중·대형 아파트 공급 확대를 위해 가구별 25.7평이 넘는 아파트 용지를 공급하는 비율을 40%에서 50%로 상향 조정키로 했다. 신도시 전체를 임대아파트로 건설하는 대규모 '렌털 타운'을 시범 조성키로 했다. 부도 임대주택을 정부가 매입해 국민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부동산 실거래가의 일반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공개도 추진키로 했다. 이 같은 방안들은 △중·대형 및 서민 임대주택 공급 확대 △보유세 강화 △공영개발 확대 등 열린우리당의 부동산 대책 '밑그림'과 맥을 같이한다. 한나라당은 또 토지공개념제 도입에 대해서는 '합헌적 범위 내에서 찬성' 입장을 밝혔다. 구체적 대안으로 개발지와 인근지의 개발이익 환수를 위한 기반시설부담금제 도입을 추진키로 했다. 열린우리당과 같은 방향이다. 그러나 종합부동산세 강화 방안에 대해 열린우리당이 주택의 과세 기준을 현행 9억원 이상에서 6억원 이상으로 낮추고 보유세 인상 상한선도 아예 없애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과세 기준을 현행대로 유지하자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열린우리당은 1주택자라도 비싼 집을 가졌다면 예외를 인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이 주류인 반면 한나라당은 1주택자는 특례로 인정하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홍영식·양준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