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장병들에게 어학이나 자격증 취득교육 등을 통해 자기계발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정부가 마련한 '군(軍) 인적자원개발 종합계획'은 지적 탐구와 학습욕구의 충족은 물론 신세대에 맞는 병영 문화를 정착시키는 중요한 계기도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분단국가의 현실에서 병역의무를 소홀히 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20대 초반에 2∼3년간이나 정상적인 교육환경에서 멀어져 있다는 것 또한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인터넷 세대로 불리는 신세대 장병들은 군입대로 인해 사회생활과 인터넷으로부터 단절되는 것을 인생의 정체기(停滯期)로 생각하는 경향이 크다. 실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병역회피를 위한 국적포기나 각종 군부대 사고 등도 그같은 추세와 무관하다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각 중대마다 인터넷 PC 16대씩을 설치해 장병들이 사이버 정보망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또한 이를 통해 e-러닝을 확대하겠다는 것은 그 의미가 크다. 실제 외국에서도 군대가 자기계발의 터전이 되어 경쟁력있는 인재를 배출하는 예는 얼마든지 있다. 우리처럼 징병(徵兵)제도를 운용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군대에서 집중적인 IT교육을 통해 정보통신인력을 대거 양성,미국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모병(募兵)제인 미국도 제대군인지원법이나 군특성화대학 운영 등을 통해 장병들의 학위취득이나 취업을 지원해주고 있다. 물론 우려되는 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주5일제 근무로 장병들의 여가시간이 늘어났다고는 하나 군대는 기본적으로 전투력 향상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특수 조직이란 점에서 전투력 손상을 걱정하지 않을수 없다. 게다가 어학이나 자격증 교육과는 달리 군 복무 중 대학 학점을 이수토록 하는 것은 단체생활이 중시되는 군대에서 자칫 대학출신 여부에 따른 병사들 간의 위화감을 조성할 가능성도 크다. 국방부는 그동안 일부 부대에서 시범 적용한 결과 군 교육훈련이나 전투준비태세에 부정적인 영향이 거의 없었고,오히려 시범학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병사가 군 교육훈련수준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지만 이런 과제들은 앞으로 충분한 검토와 보완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전투력 손상 없이도 장병들이 군 생활을 통해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바람직한 병영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