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 2분기에 예상치를 웃도는 높은 성장률을 보임에 따라 위안화 조기 절상설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의 수출이 너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무역수지 흑자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내부에서도 이제 경기긴축을 위해서는 위안화 절상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분기 9.5%의 성장률은 올 중국 정부의 목표치인 8%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투자억제를 골자로 한 그동안의 긴축대책이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는 것을 뜻해 중국 정부로서도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국제금융시장에서는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9월 방미 일정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8월에 전격적으로 위안화를 절상할 것이란 관측이 불거지고 있다. ◆고개 드는 '8월 절상설' 중국 경제의 고성장을 주도하는 것은 수출이다. 올 상반기 중 수출은 32.7%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상반기 중 무역수지 흑자는 이미 작년 전체 수준(320억달러)을 웃도는 396억달러로 불어났다. 중국의 수출은 위안화 환율이 미 달러에 고정돼 있는 현행 환율시스템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수출 급증과 무역수지 흑자 확대는 바로 위안화 절상 압력으로 이어진다. 조기 절상론이 다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배경에서다. 수출 증가로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커지고 있는 것도 중국 당국이 위안화 카드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꼽힌다. 금리인상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중국으로선 내수 확대에 힘을 쏟고 있어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쑹궈칭(宋國靑) 베이징대 경제연구센터 교수는 "수출 주도의 경제성장은 외부 수요 변화에 취약해지는 잠재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지적했다. 2002년 51%에 달했던 중국 경제의 대외무역 의존도는 지난해 70%까지 올라갔다. 반면 미국과 일본의 경우 내수의 경제성장 기여도가 각각 78%,85%나 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5월 노동절 이후 국제사회의 위안화 절상 요구 강도가 수그러든 게 오히려 절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최근 G8+5개국 정상회의나 미·중 연례 공동무역위원회에서 위안화 절상은 논의되지 않았다. 이들은 "중국 지도부가 이제까지 위안화 절상의 적정시기로 언급해왔던 '예기치 못한 시점'은 지금처럼 대외 압력이 덜한 때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경기과열 지속될 듯 정징핑(鄭京平)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상반기 원재료 가격이 9.9% 상승하는 등 물가상승 압력이 적지 않지만 2분기와 상반기 9.5%의 성장률은 개혁개방 이후 27년간의 연평균 9.4%에 근접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당분간 고성장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중국 경제는 작년 4월 강도 높은 긴축대책 이후 증가세가 소폭 둔화됐다가 4분기부터 반등세를 타면서 2003년부터는 9% 이상의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경제가 2002년 이후 상승국면에 들어선 상태라고 진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출 상승에다 고정자산투자가 최근 다시 증가하는 조짐을 보이면서 경기가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는 주로 석탄 석유 천연가스 전력 등이 주도하고 있다. 물가상승률은 4,5월 각각 1.8%에 그친 데 이어 6월에도 1.6%로 둔화되는 양상이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