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비판에 앞장서 온 장하성 교수(52)가 고려대 경영대학장으로 선출됐다. 21일 고려대에 따르면 경영대 교수회의는 지난 12일 학장 선임 투표에서 참석자의 과반수 찬성을 얻은 장 교수를 임기 2년의 신임 학장으로 선출했다. 장 교수는 다음 달 1일부로 학장에 임명된다. 장 교수는 그동안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을 맡아 1999년 삼성전자 주총에 참여,집중투표제 도입 등 경영투명성 확보를 위한 정관개정을 요구하며 삼성전자와 표결 공방을 벌였다. 지난 97년에는 이건희 회장의 장남 재용씨가 삼성전자가 발행한 600억원의 사모 전환사채 중 450억원어치를 매입한 뒤 같은 해 9월 이를 주식으로 전환하자 "주주들의 권리를 침해한 변칙 증여"라며 소송을 내 패소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도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운영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이런 경력의 장 교수가 다른 단과대에 비해 '기업과의 협력과 교류'가 요구되는 경영대 학장을 맡은 것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도 있다. 특히 올해 개교 100주년을 맞은 고려대가 대기업을 상대로 기부금을 유치한다는 계획의 중심 축이 사실상 경영대여서 장 신임 학장이 기업과 어떤 관계를 유지할 것인지가 관심이다. 정용성 기자 herr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