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레이더] 4월 입주한 길음 뉴타운, 출퇴근 교통체증에 집값도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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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서울 강북 재개발구역의 개발 단위를 확대해 ‘미니신도시’형으로 개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자 강북권 ‘뉴타운’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특히 지난 4월 입주에 들어간 성북구 길음뉴타운의 경우 ‘뉴타운 효과’를 짚어보려는 실수요자 및 투자자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21일 현지 중개업소 및 주민들에 따르면 현재까지 나타난 길음뉴타운의 성적표는 기대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재개발로 가구 수가 늘어나면서 교통정체만 심화돼 뉴타운 지정 당시의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변했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아파트값도 아직은 정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주택이 늘어난 만큼의 교통·교육·문화 인프라가 확충되지 않아 뉴타운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 아파트 대거 입주에도 매매가는 '잠잠'
'길음뉴타운' 내 대우 푸르지오의 매매가는 입주 3개월이 지났지만 제자리 걸음 상태다.
매물이 나와도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
2구역 푸르지오 33평형의 호가는 3억1000만~3억2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분양 직후 1억1000만~1억2000만원의 웃돈이 붙었지만 입주 이후엔 3개월여 동안 호가 변동이 없다.
4구역 대림 e편한세상 33평형의 호가도 3억3000만~3억5000만원 선이다.
인근 P중개업소 관계자는 "택지 경사가 심한 데다 교통체증이 부각되면서 대단지인데도 가격 상승 기미가 안 보인다"고 말했다.
◆주민들,"도로 증설해달라"
길음뉴타운 2·4구역 4100여가구 주민들의 숙원은 교통문제 해결이다.
큰 도로 및 전철역을 연결하는 통로는 2차로 두 개뿐이다.
때문에 주민들은 출퇴근 시간대 외에도 '차량 정체'에 시달리고 있다.
뉴타운개발이 어느 정도 진전됐지만 교통 여건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7~9구역의 개발이 완료되는 2008년까지 주 진입로인 인수로를 확장할 계획이지만 현재의 교통체증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또 다른 진입로인 삼양로의 확장도 보상문제로 겉돌고 있다.
이종향 길음동 준우공인 대표는 "내년 5·6구역의 대단지 아파트까지 한꺼번에 입주하면 교통난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지역주민은 "2010년 길음뉴타운 개발이 완료되면 총 1만4100가구,3만5000여명이 거주하게 된다"면서 "대책 없이 아파트만 먼저 분양한 탓에 입주자들만 고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당초 보행자 중심도시로 계획된 곳이어서 교통문제 해결을 위한 뾰족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