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은 중복이다.


복날이 되면 여기저기서 삼계탕을 먹으려고 아우성이다.


땡볕아래 식당앞에서 길게 줄지어 서 있는 걸 보면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다.어떤 사람은 복날에는 좋은 닭고기를 안쓴다며 이날을 피해 삼계탕을 먹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래도 삼계탕은 복날에 먹어야 맛있게 먹었다는 느낌이 든다. 음식은 맛도 맛이지만 분위기와 기분에 따라 다르게 다가오는 법.


가볼만한 삼계탕집을 소개한다.


◆반포동 영양센타 반포점(02-532-9292)=역사가 45년이 넘은 '명동 영양센타'의 체인점이다.


그러나 명동 본점을 포함, 여러 곳의 영양센타를 가봤지만 이곳의 맛이 월등히 좋다.


부글부글 끓는 육수와 닭고기를 담은 뚝배기가 놋쟁반에 올려져 나온다.


닭고기 육질이 매우 부드러워 입에서 살살 녹는다.


뽀얀 국물은 담백하고 진한 맛이 일품이다.


왜 다른 영양센타에서는 이 맛이 안 나는지 몹시 궁금해진다. 반찬이라고는 깍두기가 전부이지만 삼계탕과 잘 어울린다.


추가로 먹는 사람이 많아 종업원이 깍두기 통을 들고 분주히 움직인다.


한 그릇에 1만원.서초동 법원 후문에서 고속터미널 방향으로 쭉 내려가면 삼호가든아파트 건너편에 위치해 있다.


◆우슬이네(031-923-7100)=일산 자유로를 타고 가다가 이산포IC를 지나 5차선이 2차선으로 줄어드는 시점에서 우측 SK주유소 길로 빠지면 '우슬이네'가 나온다.


이곳은 '전복참게보약닭'이 유명하다.


식당 입구에 있는 수족관에는 낙지와 전복이 들어 있다.


재료에 신경 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것 같다.


닭은 인근 농장에서 한약 사료를 사용해 기른다고.


처음에는 한약 냄새가 짙게 나며 약간 거부감이 생기지만 이내 사라진다.


먼저 먹는 전복과 낙지 맛은 별로다.


그러나 닭고기는 상당히 좋다.


국물 맛도 진해 괜찮다.


임진강에서 양식하는 참게는 알이 꽉 차 먹을 만하다.


찹쌀죽은 맨 나중에 먹는다.


가격이 비싼 게 흠이다.


2인용인 중짜가 8만원,3인용 대짜가 10만원,4인용 특대가 12만원이다.


◆동해별관(02-363-4221)=서울 서대문로터리 하나은행 뒤에 위치한 동해별관은 '해신탕'을 팔고 있다.


올 6월부터 시작했으니 여름철에 맞춰 내놓은 기획 상품이다.


장보고가 즐겨 먹었다고 해서 이름을 그렇게 붙였단다.


닭 두 마리와 아주 작은 전복, 새우 낙지 등이 들어 있다.


4인용이 3만원으로 싼 편이다.


가격이 싼 만큼 맛도 기대만큼 나오지는 않는다.


그래도 분위기는 충분히 내고 있다.


가격 대비 만족도를 생각하면 그런 대로 먹을 만하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