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업계의 전설적인 카피라이터이자 아이디어맨이었던 제임스 웹 영. 정규교육을 6년 밖에 받지 못하고도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까지 지낸 그의 명저 '손에 잡히는 IDEA'(박종안 옮김,푸른솔)가 정식으로 번역돼 나왔다. 그는 이 책에서 '아이디어는 난데없이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풍부한 사실자료의 바탕에서 꽃핀다'고 강조한다. 명탐정 셜록 홈즈가 틈날 때마다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했던 것과 마찬가지다. 그리고는 자료를 충분히 검토하는 과정에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기록하고 말로 표현한다. 그 다음 과정은 엉뚱하게도 '완전히 잊어버리는 것'이다. 아이디어는 무의식 속에서 숙성되기 때문이다. 만유인력도 연구실이 아니라 뉴튼의 산책길에서 나온 결실이다. 마지막으로 아이디어가 나왔으면 그것을 벽장 속에 넣어두지 말고 다른 현명한 사람들의 비평을 받도록 공개하라고 그는 말한다. 그래야 세심하게 다듬어진다는 얘기다. 이 책은 시집 한 권도 안 되는 분량이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는 매우 크고 함축적이다. 한국창의력센터 대표가 번역을 맡았다. 75쪽,60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