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위안화를 2.1% 전격 절상했음에도 국내 증시는 꿋꿋하게 버텨냈다. 22일 종합주가지수는 0.43포인트 떨어진 1074.22에 마감,약보합세를 보였다. 위안화 절상 영향으로 이날 원·달러 환율이 14원 이상 급락(원화가치 급등)하면서 수출주들은 약세를 면치 못했지만 한국전력 등 내수주들이 강하게 반등한 결과다. ◆예견된 악재 이날 위안화 절상으로 국내 증시는 확연한 차별을 나타냈다. 현대중공업(-2.49%) 대우조선해양(-5.06%) 등 조선주를 비롯해 현대상선(-4.44%) 호남석유(-0.63%) LG석유화학(-1.74%) 등 해운주와 화학주처럼 위안화 절상이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 중국 관련주 또는 수출주는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최근 증시 급등을 주도했던 삼성전자(-1.95%) 현대차(-3.40%) 등도 원화 환율 하락과 차익 실현 매물이 몰리면서 급락했다. 그런데도 지수는 '선방'했다. 환율 하락 수혜주인 한국전력(4.53%)과 해외 주식예탁증서(ADR) 발행에 성공한 LG필립스LCD(5.58%)가 지수 하락을 막은 일등공신이었다. 또 SK텔레콤(2.47%) KT(1.20%) 하나은행(2.47%) 등도 강세를 보였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양호한 수급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위안화 절상의 부정적 측면과 함께 불확실성 해소라는 긍정적 측면이 부각되면서 증시 전체적으로는 별 영향이 없었다"고 진단했다. 김지환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원화 환율이 1030원까지 상승해 있는 상태에서 위안화가 시장 예상치인 5%보다 작게 절상돼 증시에 큰 심리적 충격이 없었다"며 "내수가 바닥을 찍고 미국 경기도 뚜렷한 회복 징후를 보이는 등 증시 주변 환경이 양호해 위안화 절상이 중장기적인 증시 상승 추세를 꺾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내수주냐,수출주냐 전문가들은 위안화 절상 영향은 증시에 대부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향후 투자전략에 관해서는 견해가 엇갈렸지만 단기적으로 내수주 비중을 높이는 게 바람직하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홍기석 삼성증권 증권조사팀장은 "위안화 절상으로 수출주 주가는 당분간 주춤할 전망"이라며 "향후 1분기 정도까지는 내수주 비중을 올려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김준기 한화투신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수출주들은 당분간 상승 기회를 잡기 힘들 것"이라며 "경기방어주와 환율 하락 수혜를 보는 내수주 등의 비중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지환 팀장은 "이번 위안화 절상은 국내 수출주와 내수주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할 만큼 큰 재료가 아니다"며 "수출주 내수주 구별 없이 반도체 자동차 제약 건설 음식료 등 최근 주가 반등을 이끌었던 업종의 우량주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