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페덱스등 해외 물류 업체들이 잇따라 중국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페덱스의 경우 아시아 물류 허브를 정부가 기대했던 우리나라가 아닌 중국 광동성으로 옮긴다고 발표,우리 업계를 긴장시켰다. 우리는 언제 중국 물류 시장에 진출할까 하는 생각을 하지만 국내 업체들의 영세성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지 않느냐 하는 여론이 더 우세한 것 같다. 한 물류회사 임원은 "국내 물류회사 중 매출 100대 기업안에 드는 곳이 하나도 없다"며"페덱스와 같은 글로벌 기업과 경쟁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라고 말한다. 국내 물류업체의 영세성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가장 크게는 물류회사 스스로 경쟁력을 키우는데 미진했고 국내 대기업들이 외부 전문업체에 맡기지 않고 스스로 처리하는 자가물류 관행도 문제로 지적된다. 하지만 정부의 미온적인 물류 정책도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 같다. 오는 9월 공포 예정인 종합물류기업 인증안을 보면 정부가 상황을 너무 한가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 아닌가하는 의문이 든다. 애초 2∼3개 대표기업을 선정,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하겠다는 안은 온데 간데 없어지고 인증기업이 많게는 200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무부서인 건설교통부 관계자는"토탈물류서비스가 가능한 기업을 인증,3자물류시장을 조성하는 게 이번 인증안의 목표이고 글로벌 기업 육성은 오는 2011년 선정기준이 좀더 까다로운'글로벌물류기업 인증제'를 도입해 이뤄질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렇지만 이같은 건교부의 물류산업발전 '2단계론'을 업계는 액면 그대로 믿지 않는 분위기다. 물류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한 대학교수는"특혜 시비가 일자 비난을 무마하기 위해 선정 기업 숫자를 늘린 것"이라며 비판했다. 진위야 어떻든 중국이라는 거대한 물류시장을 잡는데 우리는 저 멀리 떨어지게 된 것은 분명해졌다. 한 물류회사의 3자물류 팀장은"중국 물류 시장은 내년부터 개방될 예정이고 우리에게도 아직 기회는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정부가 말하는 2011년이면 중국 시장은 지금보다 많이 달라져 있을게 분명하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