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간 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두산그룹이 22일 ㈜두산 및 두산산업개발 이사회를 잇달아 열어 박용오 전 그룹 회장의 대표이사 회장직을 박탈했다. 검찰은 박용성 현 그룹 회장과 박용만 ㈜두산 부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하고 외화를 해외로 밀반출했다는 박용오 전 회장의 진정서 내용을 본격 수사키로 하고 금명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또는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 사건을 배당할 계획이다. ㈜두산과 두산산업개발은 이날 긴급 이사회에서 박용오 대표이사 회장을 해임한 데 이어 조만간 임시 주총을 열어 박 전 회장의 등기이사직도 박탈키로 했다. 박용성 회장은 이날 두산타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두산그룹 내 경영권 분쟁이 아니라 두산산업개발에 대한 경영권 탈취 미수사건"이라고 규정했다. 한편 박용곤 그룹 명예회장은 이날 "장자로서 집안 단속을 제대로 하지 못해 물의를 일으켜 국민께 사죄드린다"는 내용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사과문에서 "그룹은 신임 박용성 회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병일·김홍열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