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위안화 절상으로 미국의 해외자금 차입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부동산 버블의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23일 보도했다. 타임스는 위안화 절상이 초래할 위험성을 진단한 분석기사에서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서로의 이익을 위해서 위안화 절상으로 인한 상황변화를 잘 관리하리라는 낙관론도 있지만 비관론자들은 머지 않은 장래에 급격하고 고통스러운 조정의 과정을 맞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는 것처럼 지난 21일에 이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위안화가 절상될 경우 미국 상품의 수출 가격이 인하되는 효과가 있는 반면 중국 등으로부터의 수입품은 가격이 비싸져 미국의 천문학적인 경상수지 적자는 눈에 띄게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위안화 절상의 이와 같은 효과는 미국이 그동안 줄기차게 중국에 대해 위안화 가치를 평가절상할 것을 요구해온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미국인들이 구입하는 상품 가운데 국산품 비중은 75%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미국은 다소의 고통이 뒤따르더라도 이같은 상황을 시정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문제는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축소는 해외차입금의 감소를 의미하며 이는 국내에서의 자금부족으로 이어져 급격한 금리인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1987년에도 달러화의 가치 하락으로 미국의 수출이 늘어나면서 무역수지는 크게 개선됐으나 이로 인한 금리의 상승으로 그해 10월 주식시장은 대폭락 사태를 겪은 바 있다. 이번의 경우 중국이나 일본이 재무부 채권 매입을 줄이는 방법으로 미국에 대한 자금공급을 축소하게 되면 미국 금융기관이 대출할 수 있는 돈이 줄어들고 재무부 채권 수익률에 연계돼 있는 모기지(주택담보 대출) 금리가 상승하고 따라서 주택시장의 버블이 급속히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지적했다. 그러나 백악관이나 월가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대부분 중국이나 일본 역시 이와 같은 사태를 바라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들어 이와 같은 비관적 견해에 동조하지 않고 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JP 모건 체이스의 제임스 글래스먼 국내경제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나 일본이 달러를 팔아치운다면 스스로도 위태로워질 것이기 때문에 그들은 계속 달러를 사들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뉴욕 타임스는 별도의 기사에서 위안화 절상으로 더욱 매력있는 투자처가 된 중국에는 투기성 초단기 자금인 '핫머니'의 유입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타임스는 이미 수백억달러씩 유입되고 있는 투기성 자금이 더욱 급격히 늘어날 경우 그렇지 않아도 경제가 과열돼 있는 중국에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해외 자금의 유입을 엄격히 통제할 경우 건전한 투자까지 위축돼 경제성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데 중국 당국의 고민이 있다고 타임스는 밝혔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