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패션의 강점은 무엇인가. 사실 아르마니 베르사체 등이 세계적 명품으로 부각된 것은 30여년 정도에 불과하다. 이전에는 영국 및 프랑스의 하청기지였으며,밀라노 패션 중심가인 몬테나폴레오네는 게이들이 많은 슬럼가였다. 유명 디자이너 중 게이가 많은 것도 이런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성기룡 KOTRA 밀라노무역관장은 "밀라노 패션이 주목을 받은 것은 1960년 로마올림픽이 계기가 됐으며,조르지오 아르마니가 1975년 아르마니사를 설립한 게 기업화의 첫 걸음"이라고 설명했다. 고(故)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부인이었던 재클린이 1968년 그리스 선박왕 아리스토텔레스 오나시스와 결혼할 때 아르마니가 제작한 드레스를 입어 화제가 되면서 밀라노 패션을 세계적 명품으로 발전시켰다는 설도 있다. 하지만 현지 전문가들은 밀라노 패션의 뿌리를 중세 유럽의 예술을 이끈 미켈란젤로와 레오나르도다빈치 등의 혼에서 찾고 있다. 긴 역사와 창의력,그리고 장인정신이 오늘날의 명품패션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몬테 나폴레오네 상가협회 대표인 클라우디아 부체라티는 밀라노패션은 '메이드 인 이탈리아'를 상징한다고 단언하고 "밀라노 패션이 글로벌화되고있어 제2의 르네상스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실시되고 있는 여름 세일과 관련,"모든 브랜드가 유명 제품인데다 지역 상가협의회와 시경찰이 불법제품을 철저히 감시하고 있어 믿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에르메네 질도 패션협회장(최고급 신사복 젠냐 대표)은 "봉제 직물 등 2만5000개 중소업체들이 협력해 2000개의 유명 패션브랜드를 만들고 있다"며 "뉴욕패션이 급성장해도 밀라노를 추월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값싼 중국제품의 범람이 세계 패션업계 발전의 최대 장애라고 지적한 뒤 한국도 모방보다는 고유문화를 제품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