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옵션이 취소돼 억대의 수입을 날리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홍콩 지사장에게 부여했던 2만5000주의 스톡옵션을 지난 22일 이사회 결의로 취소했다. 홍콩 법인에서 금속선물 투자로 950억원의 대규모 손실을 낸 책임을 물은 것이다. 취소된 스톡옵션은 2002년에 부여한 것으로 작년 3월부터 행사가 가능한 것이었다. 스톡옵션 한 주당 행사차액은 5000원 선으로,1억2500만원가량이 한순간에 날아간 셈이다. INI스틸의 임원 14명도 지난 20일 10만여주의 스톡옵션을 허공에 날렸다. 스톡옵션을 행사하려면 재임기간 2년을 채워야 하는데 임원에 재선임되지 못해서다. 취소된 스톡옵션의 행사가격은 8148원으로 현재가(1만6000원)의 절반에 불과하다. 1인당 손해액은 최고 2억2000만원. 벤처기업 직원들의 경우 저임금을 감수하고 대신 받은 스톡옵션이 휴지조각으로 변해버린 눈물겨운 사연도 많다. 코스닥의 세넥스테크롤로지 직원 18명은 지난 19일 1만4000여주의 스톡옵션이 취소되는 쓰라림을 맛봤다. 2002년 1인당 100주에서 2000주까지 받은 옵션의 행사기간이 작년 7월에 시작돼 지난 17일 마감됐지만 주가는 줄곧 행사가격을 밑돌았기 때문이다. 증권거래법은 스톡옵션 취소사유를 △자발적으로 퇴임하거나 △고의나 과실로 중대한 손실을 입히거나 △파산이나 해산 등으로 행사요청에 응할 수 없을 때로 정하고 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