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국의 경제기사 돈되게 읽기] '기업실적'으로 본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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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국내외 경제계는 기업들의 2분기 영업실적 발표에 관심이 집중됐다.
예상보다 기업실적이 좋았던 미국은 4년 만에 S&P500 지수가 신(新)고가를 형성했고,한국에서도 크게 줄어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이익에 대한 해석을 둘러싸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렇게 기업이익은 경기를 바라보는 잣대가 되는 동시에 주식시장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이번 주는 현대자동차 SK텔레콤 국민은행 등 한국 대표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집중적으로 예정돼 있다.
주가는 고공권에 있으면서 금리는 조금씩 오르고 있다.
기업실적 발표가 하반기 자산가격에 어떤 영향을 줄까?
◆기업이익은 경기의 선행지표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 선진형 투자문화가 정착되면서 기업들이 분기 단위로 실적을 발표함에 따라 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1월,4월,7월,10월은 주가나 채권 값이 크게 움직이는 '어닝 시즌'으로 자리잡았다.
예상했던 기업이익과 실제로 발표된 기업이익의 차이에 따라 예상보다 좋으면 서프라이즈(surprise)라 해서 주가가 급등하고,반대로 나쁠 경우에는 쇼크(shock)로 인식하면서 주가가 침체에 빠진다.
통상 경기가 하강하기 시작하면 기업들은 경비절감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맨다.
구조조정을 강화한다는 얘기인데,구조조정 결과 경기침체로 매출액은 줄지만 이익이 더 이상 줄지 않는 상태가 될 때 주가는 바닥에 도달한다.
여기서 미래에 대한 전망이 중요해진다.
다음 분기 경기가 이전보다 좋아질 것이라든지,최소한 더 나빠지지 않게 되면 경기 침체기에 비용을 줄였던 기업들의 이익은 과거보다 더 많이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경기 침체기에도 유가 환율 금리 등 거시지표가 경기 상승을 예고할 때 기업이익은 경기에 앞서 증가세로 반전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여기서 보다 중요한 것은 숫자에 의한 왜곡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는 경제지표의 특성상 과거 기업이익 수준이 어떠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지난해 2분기에는 세계 경기의 활황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의 영업실적을 거두었다.
따라서 고유가,원화값 상승(환율 하락),그리고 세계적 차원의 경기침체가 이어진 올 2분기 기업이익은 전년 대비로 좋을 수가 없다.
따라서 이번 주 집중되는 2분기 기업실적을 바라보는 시각은 '얼마나 나빴는가'와 '예상과의 차이점은 어디에 있는가'에 집중해서 판단해야 한다.
◆향후 전망이 가장 중요
이렇게 올 2분기 영업실적이 나빴지만 최근 주가가 1000포인트 위에서 강한 내성을 보이는 것은 이미 최악의 2분기 실적은 주가에 대부분 반영됐고 3분기도 별반 다를 게 없지만,4분기 이후에는 기업이익이 확실히 늘어날 것이라는 희망에 기인한다.
올 4분기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실적이 워낙 나빴기 때문에 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해서 영업이익이 약 32% 늘어날 전망이다.
주가는 희망을 먹고 산다.
과거는 이미 가격에 모두 반영돼 있다.
2분기 기업이익 발표가 이번 주를 고비로 가시화되면 3분기 실적도 거의 예상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후에는 당연히 4분기 기업이익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환율과 IT 산업이 변수
최근 1년간 기업이익이 급감한 것은 IT(정보기술) 산업의 영향이 가장 컸다.
수출 중심의 IT 산업은 환율변동에 바로 노출되고,주제품인 반도체와 LCD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7월 이후 환율은 안정세를 보이고,LCD와 반도체 가격도 조금씩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올 4분기 기업이익 증가에 대한 기대감은 높은 수준이다.
이를 반영하듯 주가는 11년 만에 신고가를 형성했고 그 주역이 IT 산업인 것을 감안하면,한국에 있어 경기와 자산가격 변동에 IT 경기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렇게 반도체와 LCD 가격 변동은 주가뿐 아니라 전체 경기,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 시세나 주변 할인점 매출에도 영향을 준다.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 skhong@beste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