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의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10%에 가깝고 영화관람인구도 급증하고 있습니다.그러나 영화 스크린은 전국에 40여개 뿐입니다.그나마 대부분 낡은 것들이구요.극장이 턱없이 모자라 사업하기에 좋은 환경이라는 뜻이지요."


국내 멀티플렉스 중 처음으로 해외에 진출한 좋은 친구들의 김태형 대표(39)가 베트남 영화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국내에서 평촌 DMC영화관 등 39개 스크린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2002년 4월 베트남 호찌민 시에 3개 스크린 규모의 DMC영화관을 개관한 이래 1년 6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또 2003년에도 베트남 다낭에 3개 스크린 규모의 극장을 추가로 열었다.


두 극장의 지난해 총 매출은 16억원,순익은 3억원 정도다.


매출과 수익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영화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어 전망이 밝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각 400석 안팎인 두 극장이 지난해 50만명을 끌어들여 연평균 좌석점유율 80%를 기록했어요.


국내에서는 가장 잘되는 영화관의 좌석점유율이 40% 선에 불과합니다.


올해엔 입장료를 올렸기 때문에 지난해보다 매출은 10%,수익은 20% 정도 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영업 실적이 이처럼 호조를 보이는 이유는 화려하고 청결한 실내 환경으로 가족과 연인들의 여가 공간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범죄가 많고 불결한 장소로 여겨졌던 기존 베트남 극장 이미지를 완전히 바꿔 놓은 것이다.


그는 영화관 운영과 함께 한국 영화를 현지에서 상영하는 배급자 역할도 하고 있다.


DMC영화관 전체 상영작 중 40%는 한국 영화,40%는 미국 영화,나머지 20%는 베트남 및 기타 국가 영화이다.


그가 배급한 '엽기적인 그녀' 등은 현지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사회주의 국가인 만큼 규제가 많은 게 단점이에요.


한국 영화 '화산고'는 폭력성 등을 문제 삼아 상영 허가가 안 나왔고 '귀신이 산다'는 일부 장면을 삭제해야 할 처지예요.


그러나 국내 극장에서는 기업이나 상품의 입간판 광고가 거의 없지만 베트남에서는 상품 포스터와 입간판 광고 수입이 크게 늘고 있어요."


그는 앞으로 호찌민 시내 초고층 빌딩(63층)에 10여개 스크린을 갖춘 극장을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다.


하노이에도 극장 부지를 확보한 그는 베트남 최대 극장사업자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