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지난 2분기에 71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증권사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다. 무선인터넷 등 콘텐츠 매출이 늘어난 반면 마케팅 비용은 줄어든 덕분이다. 하지만 주가는 교환사채(EB)의 주식 전환 가능성에 따른 잠재 매물 부담 우려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LG텔레콤(27일) KTF(29일) 등 이번주에 실적을 발표하는 다른 이동통신사들의 성적표도 기대 이상일 것으로 예측했다. ◆기대 뛰어넘은 2분기 실적 SK텔레콤은 25일 2분기에 매출 2조5272억원,영업이익 7134억원,순이익 467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6%,영업이익은 54%,순이익은 56% 증가한 수치다. 지난 1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5%,영업이익은 16%,순이익은 27% 늘어나는 등 실적이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분기 무선인터넷 매출은 5970억원으로 1분기보다 9%,작년 동기 대비 43%나 증가했다. 회사측은 "멜론 모바일싸이월드 씨즐 GXG 등 유·무선에 연동하는 서비스를 새로 시작하면서 무선인터넷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가 증가한 데다 다양한 정액요금제 개발로 무선인터넷 사용이 활성화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비용이 줄어든 것도 이익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2분기 마케팅 비용은 4422억원으로 1분기에 비해 1% 늘어났지만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23% 줄었다. 특히 2분기 매출에서 마케팅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17.5%로 1분기의 18.1%에 비해 0.6%포인트 감소했다. 이동섭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매출 증가에 더해 영업비용 감소 효과까지 겹쳐 실적이 예상보다 더 좋게 나왔다"며 "KTF와 LG텔레콤의 2분기 실적도 예상보다 잘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향후 사업 계획과 관련,내년 상반기에 3.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인 HSDPA(고속하향 패킷접속)를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SDPA는 휴대폰 무선인터넷 다운로드 속도를 현행보다 6∼7배 빠르게 개선시켜 PC 수준의 전송속도를 낼 수 있도록 한 차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다. ◆잠재 물량 부담으로 주가는 '게걸음'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2분기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이날 SK텔레콤은 18만8500원에 마감됐다. 전날보다 1500원(0.80%) 오르는 데 그쳤다. 전문가들은 SK㈜가 지난 2002년 SK텔레콤 주식 511만주(6.2%)에 해당하는 EB를 발행한 데 따른 물량 부담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8월1일이 EB의 중도 상환(풋 옵션) 행사 기간이기 때문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동준 부장은 "실적은 예상보다 잘 나왔지만 EB 물량 부담으로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실적이 주가에 반영되려면 수급 문제 해소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