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증권 건설 등 이른바 '옛 트로이카주'가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26일 거래소시장에서 연중 최고가를 기록한 종목들이 이 세 업종에서 무더기로 쏟아졌다. 은행주는 신용카드 연체율 하락 등에 따른 대손 비용 축소에 힘입어 주가가 탄력을 받았으며 건설주는 수주 확대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증시 활황의 수혜를 고스란히 받는 증권주는 부동자금을 증시로 유도하려는 정부의 방침까지 더해 대부분 종목이 동반 상승했다. ◆줄줄이 신고가 이날 은행업종 지수는 2.69%나 급등하며 전 업종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국민 기업 외환 부산 하나은행 우리금융 신한지주 등이 무더기로 52주 최고가를 찍었다. 하나은행은 3만700원까지 오르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했고 기업은행도 650원(5.99%) 급등,1만1500원까지 올랐다. 부산은행은 장중 1만200원까지 오르며 9년 만에 1만원대를 경험했다. 종합주가지수가 1090포인트까지 오르면서 증권주들도 상승세를 탔다. 현대증권이 3.37% 뛰며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운 것을 비롯해 대우 삼성 현대증권 등도 연중 최고가까지 치솟았다. 건설업종은 중형 건설사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한라건설은 3일 연속 급등,1만94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고려개발 GS건설 코오롱건설 등도 최근의 강세를 이어갔다. 외국인들은 이날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5개를 국민 기업은행 신한지주 삼성 대우증권 등 은행·증권주로 채웠다. ◆탄탄한 실적이 바탕 옛 트로이카 업종 모두 2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은행업종의 경우 이미 실적 개선이 확인된 지방은행은 물론 신한지주 국민 하나 외환 우리금융 등 이번주 중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시중은행 대부분의 경영 성과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좋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구용욱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신용카드와 가계대출 연체율이 지난해에 비해 빠른 속도로 낮아지고 있고 3분기부터는 이자 수입이 늘어날 전망이어서 은행업종의 실적은 당분간 호전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주는 증시 호황과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까지 겹쳐 하반기 강세장을 지속할 것으로 관측된다. 심규선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거래대금이 현재 수준을 유지한다면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주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시중 부동자금을 증시로 유도하려는 정부 정책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건설업종은 상반기 대형 건설사들이 주가 상승을 주도한 데 이어 중형사들이 실적 호전을 바탕으로 바통을 이어받고 있는 양상이다. 건설경기 전망도 밝아 주가 오름세는 꾸준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봉현 굿모닝신한증권 수석연구원은 "수주 잔액 규모가 지난해보다 크고 토목 부문을 중심으로 정부가 건설경기 진작에 나서고 있어 하반기에도 건설업은 호조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